천부경의 구조…세간과 출세간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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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의 구조…세간과 출세간②
  • 주우(宙宇)
  • 승인 2017.12.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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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행하기 전 삶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세간’이라 하고, 우리가 수행하기 시작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출세간’이라고 하겠습니다.

불교계에서 세간은 세속적 삶을, 출세간은 수행의 삶을 뜻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간⊖은 현실의 실상을, 출세간⊕은 수행의 실상을 나타냅니다.

그러면 대전제가 되는 본문 첫째 문단의 ‘一析三極(일석삼극) 無盡(무진)本(본)’은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펼쳐지는 현실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세간⊖이 되고, 이러한 점을 깨달은 상태에서 펼쳐지는 ‘一積十鉅(일적십거) 無匱(무궤)化三(화삼)’은 수행의 이치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출세간⊕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세 문단도 첫째 행은 세간⊖이 되고, 둘째 행은 출세간⊕이 되며, 각 문단은 앞뒤 구절이 대구(對句)를 이룹니다.

세간⊖ 문장은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펼쳐지는 현실 삶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고, 출세간⊕ 문장은 깨달은 상태에서 펼쳐지는 수행의 이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본문을 면밀히 검토해보면 검토해본다면 세간과 출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조적 특징이 더 있습니다.

數理(수리)라는 易理(역리)로 구성된 2문단은 儒道(유도), 緣起(연기)라는 法理(법리)로 구성된 3문단은 佛道(불도), 無爲(무위)라는 心理(심리)로 구성된 4문단은 仙道(선도)의 가르침이며, 1문단은 이 모든 것을 綜合(종합)하는 原理(원리)입니다.

삶의 실상을 짧은 글로 표현해낸 천부경에서 전체 그림인 1문단은 세간의 작동원리와 수행의 근간원리, 2문단은 세간과 수행이 진행되는 메커니즘, 3문단은 세간과 수행의 방식, 4문단은 세간과 수행의 귀결을 각각 나타냅니다.

 

 

세간⊖(㉮+㉯)과 출세간⊕(㉰+㉱)의 관계

수행하기 전의 상태인 세간⊖은 현실 삶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제시해주고, 수행해가는 상태인 출세간⊕은 수행하는 이치를 제시해주고 있으므로 세간임을 깨달을 때 출세간을 실행하게 됩니다. 세간은 깨닫지 못한 상태이고, 출세간은 세간의 실상을 깨닫고 수행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를테면 세간인 一析三極(일석삼극) 無盡(무진)本(본)임을 깨달을 때, 출세간인 一積十鉅(일적십거) 無匱(무궤)化三(화삼)을 실행하게 됩니다.

 

㉮ ㉰는 원인, ㉯ ㉱는 결과

세간과 출세간 각각의 앞부분(㉮,㉰)은 원인이고, 뒷부분(㉯,㉱)은 결과가 됩니다. ㉮⇨㉯는 부정적, ㉰⇨㉱는 긍정적 인과(因果)관계입니다. 이를테면 一析三極한 탓에 無盡本이 되고, 一積十鉅한 덕택에 無匱化三이 됩니다. 그러므로 세간 문장은 유익하지 못한 원인을 제공한 ‘탓’이고, 출세간 문장은 유익한 원인을 제공한 ‘덕’입니다.

 

⊖의 ㉯와 ⊕의 ㉱의 관계

세간⊖의 뒷부분(㉯)은 출세간⊕의 뒷부분(㉱)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본문 첫째 문단에서 세간 문장의 뒷부분 無盡本과 대구를 이루는 구절은 출세간 문장의 無匱化三極입니다. 그래서 無盡本, 즉 나한테 담마(현상과 메시지)가 끊임없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無匱化三極, 즉 빈틈없이 완수해냄으로써 완벽한 삼극으로 승화라는 취지가 들어 있습니다.

⊖(㉮+㉯)과 ⊕(㉰+㉱) 각 문장 간의 관계

세간 문장은 세간 문장끼리 서로 통하는 내용이 있고, 출세간 문장은 출세간 문장끼리 서로 통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 문장끼리 연결고리를 통해서 다른 것도 빗대어서 짐작해보고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은 洛書(낙서), ⊕은 河圖(하도) 중심의 원리

세간⊖(㉮+㉯)은 현실의 전면에서 외적으로 작동하는 응용프로그램인 낙서(洛書)를 중심으로 운용되며, 출세간⊕(㉰+㉱)은 현실의 배후에서 내적으로 작동하는 운영프로그램인 하도(河圖)의 원리를 알아챈 상태입니다.

 

⊖는 大三極의 誤路(오로), ⊕는 運三極의 正路(정로)

세간⊖은 大三極의 그릇된 길인 오로(micchāpaṭipadā誤路)이며, 출세간⊕은 運三極의 올바른 길인 정로(sammāpaṭipadā正路)인 셈입니다.

 

부분과 전체의 유기적 관계

앞에서 ⊖(㉮+㉯)과 ⊕(㉰+㉱)의 관계는 세간⊖임을 깨달아서 출세간⊕을 실행한다고 했습니다.

1문단을 다음처럼 갈라 보면,

一析Ⓐ 三極Ⓑ 無盡Ⓒ 本Ⓓ 一積Ⓔ 十鉅Ⓕ 無匱Ⓖ 化三Ⓗ

1문단을 더 나눠서 살펴본다면, 각각의 구절이 ‘원인⇨결과’라는 Ⓐ⇨Ⓑ Ⓒ⇨Ⓓ Ⓔ⇨Ⓕ Ⓖ⇨Ⓗ 이런 구조가 됩니다. (상세한 정보는 ?쪽 참고)

이런 Ⓒ⇨Ⓓ Ⓖ⇨Ⓗ 관계가 전체 구조에도 연결되어서 각각의 구절에 대응하는 3문단과 4문단의 관계도 ‘원인⇨결과’라는 구도가 됩니다.

또 바로 앞 28쪽에서 말한 ㉮⇨㉯ ㉰⇨㉱이라는 ‘원인⇨결과’의 관계가 ?쪽에서 설명한 전체 구조에도 연결되어서 1문단 ㉮㉰에 대응하는 2문단이 원인에, 1문단 ㉯㉱에 대응하는 3문단·4문단은 결과에 해당하게 됩니다. (상세한 정보는 중간마다 해설하면서 언급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대전제인 1문단을 2문단 3문단 4문단이 대응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2문단이 원인이고 3문단 4문단이 결과라는 관계가 있으며, 3문단이 원인이고 4문단이 결과라는 연속된 구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천부경 본문 전체는 큰 인형 속에 작은 인형들이 차례로 중첩되어 들어있는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매우 치밀하게 단계적이고 유기적인 맥락 관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문단에서 총체적 원리를 서술하기 시작해서 점차 구체적인 현상과 수행법들을 제시해가고, 마지막 4문단은 현실적인 결과와 도달할 목적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합니다.

그러므로 1문단은 총체적이고 4문단은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1문단의 一析三極 一積十鉅는 천부경의 취지를 한마디로 줄인 총체적 명제이고, 4문단은 천부경 전체를 구체적 명제로 요약한 결론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천부경은 부분과 전체가 대응하며 맞물리는 홀로그램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春 ㉯;夏 ㉰;秋 ㉱;冬

㉮;春(춘), 元(원), 放(방), 內有神靈(내유신령) ㉯;夏(하), 亨(형), 蕩(탕), 外有氣化(외유기화)

㉰;秋(추), 利(이), 神(신), 不然其然(불연기연) ㉱;冬(동), 貞(정), 道(도), 各知不移(각지불이)

 

봄에 씨를 땅속에 뿌리므로 여름에 줄기가 외부에 나타나듯이, 또 內有神靈하므로(내면에 신령이 있으므로) 外有氣化하듯이(신령이 외부현상에 나타나듯이), 세간⊖의 ㉮를 원인으로 ㉯라는 외부현상이 벌어집니다.

여름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면 성장을 멈추고 껍질로 보호하면서 열매를 맺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해야 하듯이, 또 不然其然해야 하듯이(도움되지 않던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다른 게 보이기 시작하듯이,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듯이), 세간⊖의 ㉯라는 한계에 봉착하면 결국 그림자 통합을 통해 내면의 진실을 찾는 출세간⊕의 ㉰라는 과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겨울은 가을의 지속이라는 의미에서 계을(繼乙)이라고 하듯이, 또 各知不移하듯이(각자가 그곳에서 옮기지 말아야 함을 알듯이), 출세간⊕의 ㉱는 ㉰의 과정 덕에 완성됩니다.

 

그리고 ㉮ ㉯ ㉰ ㉱ 별로 구절을 모아서 번역했습니다.

㉮ 각자의 존재됨됨이(一)가 전삼극(前三極)을 중시해서(大) 담마의 마음(本心)을 감추면 투사를(析) 통해서 삼극(三極)으로 묘하게(妙) 펼쳐진다(衍).

이처럼 더해져서(合) 완고해지기(六) 때문에 ㉯ 담마(本)가 본태양(本太陽)이라는 후삼극(七八九)을 통해 끊임없이(無盡) 만왕만래(萬往萬來)하며 발생한다(生).

 

㉰ 각자의 존재됨됨이(一)가 전삼극(前三極)을 운용(用)해서 투명성을(明) 높이는(昻) 수행을(積) 통해 완전한 10(十)이라는 단련된 경지로(鉅) 변화해간다(變).

이처럼 사(四)를 완성해가는(成) 덕택에 ㉱ 5(五)와 10(十)이라는 고리(環)를 형성하면서 담마(本)에서 움직여가지(動) 않고(不) 빈틈없이 완수해냄으로써(無匱) 사람(人)이 중심(中) 되어 천지(天地)와 하나가(一) 되어 완벽한 삼극(三極)으로 승화한다(化).

 

이런 것들이 바로 전체적으로 잘 구성된 천부경의 구조입니다. 천부경이 이렇게 앞뒤 구조가 짜임새 있고,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고 나서 많이 놀랐습니다.

 

맞아요~ 정말 놀랍네요. 대전제의 첫 문단에서부터 이를 각각 설명해주는 2~4문단까지 이 허술한 듯한 짧은 글에 치밀하고 빈틈없이 유기적인 구조로 된 이치가 담겼는지 경탄스럽습니다.

또 구조 설명이 엄청나게 복잡한 듯하지만, 알기 쉽게 기호를 이용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명료하고 기발하게 분석한 덕택에 천부경의 세세한 구조가 제게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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