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장 어디까지...암호화폐 업계부터 광고 시장까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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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장 어디까지...암호화폐 업계부터 광고 시장까지 '휘청'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1.18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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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신규 대출 중단...멀티코인 펀드 자금 55% 급감
암호화폐 광고시장 투자도 크게 줄어들 듯 
바이낸스 CEO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파산 위기에 처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사태로 인한 파장이 상당하다. 사진=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처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사태로 인한 파장이 상당하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파산 위기에 처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 사태로 인한 파장이 상당하다.

유동성 위기로 파산 신청에 나선 FTX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가 전반적으로 휘청이는 모습이다. 

주요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는 신규 대출을 중단했으며, FTX를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대거 투자로 화제를 모았던 스포츠 광고 시장 또한 위축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여타 업계로 파장이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FTX 사태에 암호화폐 업계 신뢰성 추락

1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FTX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존 J.레이 3세는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한 기업 통제 실패는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레이 CEO는 지난 2001년 회계 부정 사태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을 관리 감독한 유명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다. 

그는 "이곳처럼 신뢰할 만한 재무정보가 전혀 없는 곳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FTX는 고객 자금을 유용하기 위해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고, 직원들의 주택이나 그 밖의 개인적인 소비에 회사 자금을 사용했으며, 회사 직원들의 명단을 비롯해 중요 회사 결정과 관련한 기록이 거의 없었다는 것. 

한 때 거래량 기준 세계 3위의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의 이같은 방만한 경영 실태는 암호화폐 업계의 전반적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FTX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FTX가 고객 자금을 동결하면서 이곳에 돈을 맡겼던 암호화폐 기업들이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 것.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는 투자금 상환 및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태이며, 제네시스에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맡겨서 운용하던 거래소 제미니 또한 타격을 입었다. 제미니는 이날 이자 지급 프로그램인 '제미니언(Gemini Earn)' 프로그램의 고객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암호화폐 시장의 유력 대출업체인 제네시스의 재정 건전성은 암호화폐 업계 건전성의 척도로 여겨진다"며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투자회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회사인 멀티코인 캐피털은 1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FTX 사태로 인해 이번 달 펀드 자금이 55%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반등하기 전 시장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멀티코인 측은 "FTX 붕괴 및 암호화폐 하락으로 인해 추가적인 실패를 야기할 것"이라며 "많은 트레이딩 회사들이 전멸하고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향후 몇 주간 FTX 및 알라메다 리스크 전이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의 유동성과 거래량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광고시장도 타격...스포츠 마케팅 위축될 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 사태로 인해 광고 시장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FTX를 포함한 3대 암호화폐 회사들은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1억5390만달러를 광고에 투자했고, 그 중 FTX는 5810만달러 규모를 광고비로 지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3개 회사의 광고비가 4620만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지출한 광고비는 직전년도에 비해 3배가 넘는 금액인 셈이다. 

활황을 보이던 암호화폐 업계의 광고 투자는 FTX 사태를 계기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이를 언급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는 광고와 미디어 사업이 특히 취약해진 순간에 발생했다"며 "스냅과 구글을 비롯한 디지털 회사들은 이미 광고비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비는 종종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지출을 줄이려는 회사들이 가장 먼저 비용을 줄이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전문가들은 FTX 사태로 인해 스포츠 후원 사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호화폐 호황기 동안 FTX를 비롯한 암호화폐 회사들은 스포츠 관련 마케팅에 많은 돈을 투자했고,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스포츠 업계에 큰 도움이 됐다. 

스포츠 후원 컨설팅 업계인 IEG의 피터 라츠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는 "암호화폐 회사들은 지난해 약 70건의 새로운 스포츠 후원 계약을 체결했고, 여기에 약 2억달러를 지출했다"며 "이 중 3500만달러 규모가 FTX에서 나왔다"고 언급했다. 

앞서 마켓워치는 미국 풋볼리그(NFL) 현역 선수인 톰 브레디와 그의 전 부인인 슈퍼 모델 지젤 번천이 FTX에 투자해 지분과 일부 가상 자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브레디는 FTX의 홍보대사 역할을 했으며, 번천은 FTX의 ESG 이니셔티브의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스테판 커리 또한 FTX의 글로벌 홍보대사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투자를 통해 일부 지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NFL의 트레버 로렌스, 미 메이저리그 일본인 투수인 오타니 쇼헤이 등도 FTX 투자자들로 전해졌다. 

바이낸스 CEO "장기적으로는 잘 된 일"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는 FTX 사태로 인해 약 1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FTX에 약 1억달러 자금을 투자했다"고 밝혔으며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FTX 사태로 인한 소프트뱅크의 총 손실은 약 1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대부로 불리는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디지털 CEO 역시 FTX 사태로 인해 약 7700만달러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2일 델라웨어주 파산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FTX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FTX 기관 투자자는 캐나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미국 헤지펀드 등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시장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FTX 사태로 인해 암호화폐 산업이 다소 역행하겠지만 앞으로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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