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흑해 곡물수출 연장···세계 식량난 해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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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흑해 곡물수출 연장···세계 식량난 해소되나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11.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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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고유가·개도국 통화약세로 식품물가 하락 한계"
유엔과 함께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이 터키에서 가공된 뒤 아프리카로 운송되면 현지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연합
유엔과 함께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이 터키에서 가공된 뒤 아프리카로 운송되면 현지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막힌 항로를 연 흑해 곡물 협정이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둔 17일(현지시간) 120일 연장되면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이 일단 숨통을 트게 됐다.

이 협정은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3개 항구에서 수출을 재개해 글로벌 식품가격 상승 및 공급 부족 등 식량난을 경감하기 위해 지난 7월 22일 체결됐다.

협정을 통해 그동안 옥수수 450만톤, 밀 320만톤을 비롯한 농산물 1110만톤이 수송됐다. 카놀라유를 추출하는 유채씨, 해바라기유, 보리도 여기에 포함됐다.

연장기간인 120일은 유엔과 우크라이나가 추진한 1년보다 짧고 협정 내용에도 변화가 없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식품 수출의 35%를 담당했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 항구들을 협정에 새로 추가를 원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현재 협정에 포함된 3개 항이 월간 선적할 수 있는 최대용량은 총 300만톤이다.

국제사회는 이 협정으로 식량난이 얼마나 완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유엔과 함께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이 터키에서 가공된 뒤 아프리카로 운송되면 현지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크라이나산 밀 수백만톤 수출도 가격 하락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이 지난 2월 발발한 이후 곡물 무역 통로인 흑해 뱃길이 막히면서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이 급등해 세계 시장에 혼란을 줬다.

수출량이 여전히 전쟁 전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식량난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최근의 아르헨티나·미국 가뭄과 같은 기후 위기가 농업 생산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 밀 가격 자체는 다소 안정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다가 현재는 전쟁 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러시아산 밀 작황이 좋았고, 어두운 세계 경제 전망과 달러 강세가 선물 시장에 영향을 줬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미국 달러 대비 각국 통화의 약세와 에너지·유통 비용 상승으로 빵, 면 등 밀로 만드는 식품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협정 자체의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았다.

표면적으로 자국산 비료와 곡물 수출 지원을 협정 연장의 조건으로 내세워 온 러시아는 내면으로는 러시아 수출을 촉진할 수 있도록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서방 제재 완화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상 운송의 안전상 문제도 있다. 흑해에는 상당수 기뢰가 떠다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기뢰를 많이 설치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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