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中 광군제'…LG생건·아모레·애경, '기대 이상' 자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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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中 광군제'…LG생건·아모레·애경, '기대 이상' 자평한 이유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1.1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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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침체에 '흥행 부진' 예상됐던 광군제
LG생건 매출 3600억원…"신규 플랫폼 공략 성과"
애경산업 판매액 60% 증가·아모레 "수익성 개선"
LG생활건강 브랜드 '후' 제품 이미지. 사진=LG생활건강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중국의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에서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우려보다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광군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판매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던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알리바바, 틱톡(더우인), 콰이쇼우 중심으로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 대비 7% 감소한 약 3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중 후를 비롯한 숨, 오휘, CNP, 빌리프, VDL 등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은 지난해보다 7% 줄어든 3400억원의 매출을 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LG생활건강은 알리바바 중심으로 운영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새롭게 성장하는 신규 플랫폼 틱톡과 콰이쇼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광군제를 준비하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기존 주력 채널이었던 알리바바에서는 ‘후’가 럭셔리 뷰티 16위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순위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알리바바로 랜딩되었던 콰이쇼우 매출이 올해부터 자체 플랫폼인 콰이쇼우 매출로 집계된 영향이 크다.

이번 광군제에서 후는 틱톡과 콰이쇼우에서 뷰티 카테고리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틱톡에서는 뷰티와 전자제품 등을 포함한 모든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럭셔리 뷰티 이외에서는 LG생활건강이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한 피지오겔의 매출이 80% 신장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더마(Derma) 화장품, 즉 기능성 화장품 카테고리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 팩트 스텔라에디션. 사진=애경산업

애경산업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 대비 60% 증가한 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 루나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디지털 프로모션과 채널 다변화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애경산업 역시 콰이쇼우, 틱톡 등 신규 디지털 플랫폼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유명 인플루엔서를 일컫는 '왕홍'과 함께 진행한 라이브 방송이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콰이쇼우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7% 급성장했다. 틱톡에서의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의 생활용품도 좋은 성과를 얻으며 이번 광군제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오픈한 생활용품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인 ‘티몰 국제 애경 개인용품관’ 매출은 전년대비 약 5배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광군제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내부 목표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는 새롭게 출시한 윤조 에센스 백자 에디션의 준비 수량을 완판했으며, 라네즈 역시 손익 개선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또 샴푸 브랜드 려의 경우 라이브 커머스 판매에서 성장세를 보였으며 징둥채널에서의 판매량이 확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광군제에서는 과도한 할인 판매를 진행하기보다는 수익성을 챙기면서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광군제 거래액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으로 추정되며 국내 브랜드 성과도 우려보다 선방했다"며 "소비심리나 소매판매가 아직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인판촉 혜택이 큰 소비행사 시즌에 구매 수요가 쏠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광군제에서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로 꼽히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광군제 행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같은 실적 비공개 결정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침체와 더불어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 강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통적인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틱톡 등 새롭게 떠오르는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티몰 거래액 비중은 추세적으로 하락 중"이라며 "특히 이번 광군제에서 LG생활건강은 틱톡, 콰이쇼우 등 숏폼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채널을 다변화하며 티몰 외 매출 비중이 과반 이상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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