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의 구조…‘극(極)’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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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의 구조…‘극(極)’에 관하여
  • 주우(宙宇)
  • 승인 2017.11.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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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極)에 대한 기존의 해석은 양극단 또는 三太極 등으로 의견이 분분한데, 주우님은 이 ‘極’을 어떻게 풀었나요?

 

‘極’에 대해서 오해가 좀 있는 듯합니다. 이 極이 ‘다할 極’이니까 변방이나 맨 끝으로 생각하는데 極은 변방이 아니라 상징적 중앙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無極(무극)·太極(태극)·皇極(황극)의 極은 지리적 중앙이 아니라 만남이나 조화가 일어나는 자리를 의미합니다. 極은 경계를 가른다는 界와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천부경에서 三極은 一이라는 나의 존재 상태에 따라 펼쳐지는 나와 관련된 천계(天界)의 중심, 지계(地界)의 중심, 인계(人界)의 중심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三極이란 나의 존재됨됨이를 반영하기 위한 어떤 조화의 중심자리로, 먼저 천계(天界)에서 天1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그다음 지계(地界)에서 地2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며, 그다음 인계(人界)에서 人3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天1極은 하늘(天神) 전체가 아니라 당사자의 존재상태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을 고려해서 상황들을 종합해서 기획하고 있는 천신(天神)들입니다.

그다음 地2極도 땅(地神) 전체가 아니라 天1極의 기획안에 따라 당사자의 지리적 환경(萬物)을 연출해내고 있는 지신(地神)들입니다. 보통 이 천신(天神)과 지신(地神)을 합쳐서 우리는 천지신명(天地神明)이라고 하지요.

그다음에 人3極도 사람(人神) 전체가 아니라 天1極의 기획안과 地2極의 연출에 따라 당사자 주위에서 관계하고 있는 인신(人神)들입니다.

각자에게 제시되어 대상이 되는 어떤 사람이나 사건, 상황을 ‘極’이라고 하지 천계(天界)·지계(地界)·인계(人界) 전체가 三極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말하면 나하고 관련된 天1極, 나하고 관련된 地2極, 나하고 관련된 人3極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바로 이 ‘極’ 자를 쓴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자신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중심이라는 의미에서 ‘가운데 極(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시각적으로 이야기해보면 대한민국에서 極은 지정학적 중심인 충주가 아니라 모든 사건의 중심이고 모든 조화가 일어나는 중심인 서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로 내려간다고 하지 않고 올라간다고 하지요. 또 축구장에서도 極이란 위치적 중심인 센터 서클이 아니라 지금 공이 움직이며 다툼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한마디로 조화의 중심자리이어서 ‘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天極이 나하고 관련된 天, 그러니 天極·地極·人極이 나하고 관련된 天·地·人의 중심이라는 설명은 제 오래된 궁금증, 아니 오류에 대한 답으로 체증이 확 풀리게 합니다. 아! 내가 속은 게 맞았구나.

저는 그동안 ‘우리는 신이다.’ ‘만물에 불성(佛性)이 있다.’ ‘각자 내면에 하느님이 있다.’ ‘세상 천지가 나의 창조물이다’는 정보를 대다수가 그렇다고 하니까 맹목적으로 받아들여 때때로 풍선처럼 부풀어 붕 떠오름을 은근히 즐겼지요.

그러나 천지 만물을 창조한 광대함이 나라고 하는데, 한 편에서는 돈이 없어 힘들어하는 이 무능함은 어찌 된 것인가 가슴이 아프더군요. 세상 천지를 다 창조한 나인데 돈 몇 푼은 창조하지 못하다니 말도 안 되고 답답해 화가 났지요. 완전히 납득되지 않았으므로 이것이 허황하고 뭔가 이상하다는 의심이 들었으나 깊이 따져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급기야 어떻게 해야 신의 권능을 이용해서 한 방에 부자가 될 수 있는지를 갈구하기도 했으니, 참 딱한 노릇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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