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이 겨우 찾은 접점은 '기후변화·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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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이 겨우 찾은 접점은 '기후변화·우크라이나'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11.1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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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면 정상회담에서 최대 글로벌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적 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사진=로이터/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면 정상회담에서 의견 차이도 분명했지만 일부 사안에서는 얼굴을 마주한 채 "신냉전은 없다"며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서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핵심 글로벌 이슈를 두고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의견 차이도 분명했지만 일부 사안에서는 얼굴을 마주한 채 "신냉전은 없다"며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서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도 러 핵무기 사용 분명한 반대 "핵무기 사용 안돼"

두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대면 정상회담에서 최대 글로벌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적 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 혹은 사용 위협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강조했다"며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회담후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에서 핵전쟁이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사표시가 소극적이던 중국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이고 직접적인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를 직접 돕지도 않았지만 공개적인 비판도 자제해왔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규모를 키우는 등의 방식으로 러시아를 간접 지원하는 정도였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 수호'를 명분으로 핵무기 사용을 거듭 거론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미국과 중국이 함께 핵무기 사용 위협을 조명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정상 발언을 크게 반겼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 "이런 발언이 누구를 노린 것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솔선수범?···기후변화 공동대응 모색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서 협력을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단됐던 기후변화 등에 대한 미중간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면서 온실가스 최다 배출국 자리를 두고도 세계 1·2위 자리를 다툰다.

이집트 휴양도시 셰름엘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열리는 가운데 이런 합의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COP27에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피해 보상을 위한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논의가 난항을 겪었지만 미국과 중국이 먼저 솔선수범한다면 각국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기후장관은 로이터통신에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이 기금 조성 협상에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기후변화 외에도 채무면제를 포함한 거시경제 안정성, 보건 안보 및 국제 식량 안보 등의 문제에 대한 건설적 노력과 대화 지속에도 합의했다.

타이완 문제 강대강 대치 속에도 충돌 비화 선 긋기

이날 정상회담 후 "최근 상황이 결국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신냉전이 있어야 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그동안 미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끝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면서도 중국의 대만 침공시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시사하면서 중국 정부를 자극했다.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결정타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이 대만침공 시간표를 앞당길 거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시 주석과 여러 차례 만난데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솔직하고 분명한 자세를 보였다"며 "중국 측의 대만 침공 시도가 임박한 것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사안이 발생했을 때 각국 정부의 핵심 관계자들이 만나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마련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관련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도 예정됐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은 이어가되, 충돌은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양국의 강대강 대치 국면이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 역시 같은 입장으로 해석된다고 BBC는 분석했다.

시 주석은 회담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중미 관계는 '네가 흥하면 내가 망하는' 제로섬 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세계는 넓다. 세계는 중국과 미국의 발전과 공동 번영을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이언충 교수는 BBC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톤이었다. 양국의 공동 관심사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특히 양국 관계가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고 회담의 의미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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