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질서 교란, 불법파업 조장 주장
[오피니언뉴스=최인철 기자]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회에 제출된 11건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경영계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노무제공자’가 노조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전문직(변호사, 세무사 등)을 포함한 개인 자영업자의 이익단체도 노동조합의 권한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 현행 노동조합법에서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ㆍ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다.
개정안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님에도 ‘근로조건에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이 있는 자는 누구라도 노동조합의 교섭 상대방인 사용자가 될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에서 '사용자'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다.
개정안은 쟁의행위 대상도 ‘당사자 사이의 관계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는 모든 사안, 즉 법원에서 판단할 권리분쟁이나 경영권 고유 사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에서 '노동쟁의'는 근로관계 당사자간에 임금ㆍ근로시간ㆍ복지ㆍ해고 기타 대우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다.
개정안은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손해배상이나 가압류 청구를 할 수 없거나 제한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사용자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경총은 근로자 개념을 확대할 경우 근로자의 범위나 단체교섭 상대방인 사용자의 범위가 모호해지는 등 노사관계 질서가 교란될 것으로 우려한다. 자영업자 등도 노조법의 보호 대상이 되고 결과적으로 담합행위를 허용하게 되는 등 경제질서 측면에서도 혼란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전문직·자영업자 등도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거래처인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게 되고 다양한 사업주를 상대로 노무를 제공하는 노무제공자의 특성상 거래상대방의 확정이 어려워 단체교섭의 대상이 모호해지고 노동조합법상 처벌 대상이 대폭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용자 범위를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 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사용자 지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예측하기 어려워, 법률의 명확성원칙을 위배하고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하청 관계에서의 원청,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거래 사업주, 기업집단의 지주회사, 공공입찰시 정부 등이 하청·특수형태근로종사자·자회사·용역업체 노동조합의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어 모든 사회적·경제적 관계가 노조법의 틀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쟁의 개념 확대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하는 ‘권리분쟁’ 사항이 노조의 위력 행사로 관철될 수 있는 쟁의행위 범위에 들어오게 될 뿐만 아니라 투자나 채용 결정 등 사측 고유의 경영권 결정사항도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문제로 바뀔 수 있어 노동분쟁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금지 및 제한에 대해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재산권·평등권·재판청구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시장경제질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 제한 및 금지 규정은 세계적으로 동일한 입법례를 찾을 수 없고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기본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경총이 의견서를 제출한 11건의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17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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