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건전성 지표 '경고등'…은행권 리스크 부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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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건전성 지표 '경고등'…은행권 리스크 부담 심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1.0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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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BIS비율 하락…NPL비율은 양호
CDS 프리미엄 올해만 3배 급등
자금시장 유동성 공급 지속…은행 통해 90조원 공급
왼쪽부터 이원덕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사진=금융위원회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건전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통상 금융사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기준으로는 ▲자기자본(BIS)비율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유동성비율 ▲연체율 등이 있다. 이러한 지표가 악화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누적된 가계·기업의 부실 채무,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금융사 유동성 지원 방안 등이 은행권의 부담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건전성 지표 하락…부실 위기 커져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4대 금융의 BIS비율 평균은 15.21%로, 2분기보다 0.1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BIS 권고 수준은 11.5%로, 현재 금융지주들의 BIS비율 평균은 이를 상회하지만 비율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

특히 하나금융(15.86%→15.22%)과 KB금융(15.63%→15.42%)의 BIS비율이 하락세를 이끌었으며, 신한금융(15.90%→15.90%)은 그대로였고, 우리금융(14.20%→14.30%)은 소폭 증가했다. 

BIS비율은 금융사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건전성이 양호하고 부실 위험이 적은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NPL비율은 양호한 추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0.37%→0.35%)과 우리금융(0.30%→0.29%), 신한금융(0.38%→0.37%)은 하락세를 보였으며, KB금융은 2분기와 3분기 모두 0.32%를 유지했다.

자산건전성은 통상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된다. 이 중 고정~추정손실까지의 3단계를 고정이하여신(NPL)으로 지정한다. NPL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 자산이 많은 셈이다. 현재 4대 금융의 NPL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금융당국의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이 끝나고 나면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부도위험 지표 1년만에 3배 악화

금융지주사들의 부도 위험 지표 역시 급등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국내 4대 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평균 0.75%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0.22%포인트)의 3배 이상에 해당한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과 같은 금융파생상품이다. CDS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해당 국가나 기업 채권의 부도 위험을 크게 본다는 뜻이다.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4일까지 각각 하나은행(0.22%포인트→0.77%포인트), 우리은행(0.22%포인트→0.77%포인트), 국민은행(0.22%포인트→0.75%포인트), 신한은행(0.24%포인트→0.73%포인트) 순으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시중은행 차주들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져 CDS프리미엄이 상승했다고 분석한다. 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지급보증 의무를 불이행하고, 흥국생명과 DB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거부했던 것도 금융시장 신뢰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풀이한다.

은행, 유동성 공급 지속하고 제2금융권 지원

은행 건전성 지표가 흔들리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자금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이날 제2금융권 신용 유지에 협조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장들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하고, 은행권이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CP, ABCP, 전단채 매입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장들은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지원 계획 중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P와 ABCP 매입에도 적극 나서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 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니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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