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바뀐' 롯데쇼핑…외부수혈 '김상현 카드'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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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바뀐' 롯데쇼핑…외부수혈 '김상현 카드' 통했나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1.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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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실적 개선세 지속…"외부인사 영입 통한 체질 개선"
김상현 대표, 미래 먹거리 '오카도 프로젝트'로 경영성과 시험대
지난 1일 롯데쇼핑과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와 팀 스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롯데쇼핑이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영업이익 1501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자 지난해 말 롯데가 단행했던 외부인재 수혈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일 롯데쇼핑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8.6% 늘어난 150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341억원을 11.9%나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은 4조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2%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 따져보면 1, 2분기에 이어 호실적을 기록한 백화점뿐 아니라 마트, 슈퍼, e커머스 등의 사업부도 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 백화점은 국내 패션 중심으로 기존점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으며 마트는 가공식품, 주류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신장했다. 슈퍼는 점포 효율화로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판관비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e커머스 역시 판관비 축소와 함께 지난해 8월 진행된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해소되면서 영업적자를 축소했다. 이 밖에도 컬쳐웍스가 '탑건2', '한산'을 필두로 콘텐츠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이번 호실적에는 사측의 체질 개선 노력에 따른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유통산업의 저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대부분의 채널에서 실적이 부진했고, 해마다 손상차손이 발생해 2017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는 변화가 감지된다”며 "백화점 실적이 양호하고 마트와 슈퍼 사업의 구조조정 효과도 기대되며 롯데온 역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체질 개선과 의류 매출 호조에 따른 본업 개선이 내년에도 이어지며 이자 비용 증가와 롯데하이마트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의 체질 개선에는 적극적인 외부인재 영입을 바탕으로 한 조직 문화 쇄신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월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의 취임 이후 롯데쇼핑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지속 증가세를 보이면서다.

김 부회장은 42년 롯데쇼핑 역사상 첫 외부출신 수장이다. P&G에서 한국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 신규사업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부터 DFI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총괄대표 등을 맡았다.

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직급을 없애는 등 조직문화를 개편하고 인재육성, 계열사 간의 시너지 등을 강조해왔다. 지난 7월에는 롯데 유통군 전사 게시판에 영상 메시지를 게재해 "최근 2~3년간 고전한 롯데 유통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등 3가지 측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선임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최병환 컬처웍스 대표는 각각 대표 경쟁사인 신세계, CJ CGV 출신이다. 외부 출신 인재가 대표 자리에 앉은 양사 모두 올해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김상현 부회장의 '오카도 프로젝트'…경영 성과 시험대되나

롯데쇼핑은 최근 영국 기반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Ocado)'의 플랫폼과 물류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온라인 식품 경쟁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식품 주문부터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하고, 물류센터 건설과 함께 마트, 슈퍼의 구매 및 물류 통합도 함께 진행해 온라인 침투율이 가장 낮은 식품을 집중 공략한다. 

오는 2025년 첫번째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의 CFC를 오픈하고, 2032년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체결은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김 부회장의 리더십과 사업 역량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일 체결식에서 "이번 파트너십으로 롯데 유통군이 그로서리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낮은 온라인 점유율(1~2% 추정)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내년은 오프라인 시장이 리오프닝 효과로 반등하는 시기로, 이 시점에 온라인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점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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