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한국 '정체불명 핼로윈 문화' 바뀌어야...핼로윈의 나라 미국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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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한국 '정체불명 핼로윈 문화' 바뀌어야...핼로윈의 나라 미국 모습은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2.10.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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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핼로윈, 길거리에 인산인해 이루지 않아
폭죽놀이도 없이 가가호호 소규모 파티가 전통
미국, 고물가 속 핼러윈 지출 사상 최고
캔디 가격 오르자 장식품 비용 줄여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한국에서 대형 참사를 야기한 핼로윈을 앞둔 미국에서 특정지역에 구름인파가 모여드는 모습을 찾을 순 없다.

유럽으로부터 건너왔으나 미국에서 세계로 전파한 핼로윈 시즌. 미국의 모습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핼로윈(10월 31일·현지시간)을 맞아 뉴욕, LA 등 대도시의 다운타운에는 구석구석 관련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각 상점에서도 유령이나 흡혈귀, 해골, 마녀, 괴물 등의 복장을 한 고객들이 심심찮게 눈에 뛴다. 

주택가에도 이미 보름 전부터 핼로윈 장식물이 밤하늘을 밝히고,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 미증유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그냥 지나쳤던 핼로윈이 3년만에 돌아온 것이다.

그렇다고 길거리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는 않는다. 독립기념일처럼 밤을 수놓는 폭죽놀이도 없다. 각 단체나 모임에서는 차분하게 소규모 파티를 즐긴다. 각 서브디비젼(Subdivision)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위한 축제가 마련돼 있다. 

“기독교인들의 핼로윈 참여는 예수님 속이는 일”이라며, 기독교 단체와 교회들이 축제 자체를 반대를 하지만 핼로윈은 서구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핼로윈(Halloween)은 ‘모든 성인의 날’ 전 날인 10월 31일 밤을 기념하여 행해지는 영미권의 전통 행사다. 

대표적 할로윈 장식물인 호박으로 현관을 장식한 뉴욕의 한 주택. 사진=유튜브 캡처
대표적 할로윈 장식물인 호박으로 현관을 장식한 뉴욕의 한 주택. 사진=유튜브 캡처

핼로인, 연말 홀리데이 시즌 개막식

핼로윈은 미국에서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이른바 연말 홀리데이(Holiday) 시즌이 막이 오른다는 의미가 크다. 따라서 상업적인 성격을 많이 띤다. 아닌 게 아니라 미국 유통업체들은 1년 장사의 성공을 연말 시즌에 걸고 있다. 

코스트코나 샘스클럽, 월마트, 프블릭스, 크로거 등 대형 매장들은 대목을 노리고 이미 한달전부터 관련 상품을 전시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뉴욕 다운타운의 한 가로수 아래에 아기자기 하게 할로윈 장식돼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뉴욕 다운타운의 한 가로수 아래에 아기자기 하게 할로윈 장식돼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식품·제과류 업체들도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으며 핼로윈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맥도날드는 핼로윈을 맞아 ‘맥도날드 고스트 삼총사’를 다시 선보였다. 이는 맥도날드의 핼로윈 상징이다. 

1986년 맥부, 맥펑킨, 맥가블린의 맥도날드 할로윈 삼총사는 맥도날드 매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선풍적인 해피밀 유행을 일으켰었다. 그 후 잠시 모습을 감추었던 삼총사들이 다시 뭉쳐 이번 핼로윈 때 맥도날드 팬들에게 추억을 소환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는 곳도 있다. 시카고의 경우 다양한 할로윈 행사로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일부 도로가 폐쇄된다. 시카고 시당국에 따르면 핼로윈 주말인 29일과 30일은 물론, 31일 당일에도 행사 퍼레이드를 위해 일부 도로를 폐쇄한다.  
 

애틀랜타의 한 서브디비전에 할로윈 장식을 한 주택.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애틀랜타의 한 서브디비전에 할로윈 장식을 한 주택.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최악 인플레이션 핼로윈 데이에 영향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를 휘몰아치고 있는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핼로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소매연맹(The National Retail Federation)은 올해 핼로윈 때 1가구 당 사탕과 초콜릿 등에 평균 30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력 상품인 사탕 가격이 지난해(2021년)보다 약 13%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키틀즈와 스타버스트는 각각 42%, 35%로 가장 높은 가격 인상을 나타냈다. 유명상표인 엠엔엠(M&M) 가격도 14%가 인상됐다.

할로인 장식을 한 현지인들이 애틀랜타 시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할로인 장식을 한 현지인들이 애틀랜타 시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 왼쪽에 사자분장한 애완견들이 눈에 띈다.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인건비와 운송비는 물론 밀가루, 설탕, 우유 등 원자재 비용이 동반 급등하며 이른바 '캔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 관계자는 “특히 운송비가 많이 올라서 그 영향이 크다”며 “가격인상보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도 물건이 제때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구당 핼로윈 관련 지출은 장식품·의상 등 지출을 추가하면1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의 할로윈 지출은 106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지출액 80억 달러에서 32.5% 증가한 액수다.

‘지출이 가장 많은 할로윈이 될 것’이 예상되자, 현지인들은 캔디 대신 장식품과 의상 등에서 소비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서브디비젼의 밤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조명장식도 예년만 못하다.

최근 몇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식구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오히려 조명장식에 더 열정을 쏟았다. 
이에 따라 홈디포(Home Depot) 등 주택관련업체들이 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들이 있는 집을 제외하고 할로인 장식을 하는 가구는 눈에 띄게 줄었다. 살인적인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이 할로윈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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