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자 늘린 이유…신세계와 경쟁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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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투자 늘린 이유…신세계와 경쟁 나설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0.28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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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롯데자이언츠 전방위적 지원 강화나서
박세웅 계약·야구장 인프라 강화…경기력 향상에 주력
신세계, SSG랜더스 우승에 계열사 마케팅 총력전
2023 롯데자이언츠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들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롯데지주
2023 롯데자이언츠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들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를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롯데지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롯데지주가 자회사 롯데자이언츠의 내년 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롯데자이언츠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 강화를 예고하면서 업계는 롯데가 라이벌 신세계 SSG랜더스와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 경쟁에 돌입할 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 27일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19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자이언츠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구단의 미래 역량 확보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력 향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이번 정규 시즌에서 8위에 머물렀다. 롯데자이언츠는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쥔 후 단 한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먼저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26일 팀의 간판 선발 투수인 박세웅 선수와 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다. 또 취약 포지션에 대해서는 외부 영입을 검토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또 2군 구장 상동야구장의 인조잔디를 교체하고 흙을 포설하는 등 그라운드 정비를 통해  2군 선수의 1군 적응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상동야구장에 데이터 야구를 위한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실내 배팅장 신축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이번 자금지원 후에도 롯데자이언츠와 소통과 협력을 확대하며 차기 시즌을 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7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기원 행사 '플라이 투 월드 엑스포'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7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기원 행사 '플라이 투 월드 엑스포'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가 롯데자이언츠 지원에 시동을 걸면서 좀처럼 야구장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구단주 신동빈 회장의 야구장 방문도 잦아졌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7년여 만에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은데 이어 지난 10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신 회장은 LG트윈스와의 경기를 관람하고 은퇴식을 맞은 이대호 선수와 아내 신혜정씨에게 ‘10번’ 영구결번 반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더불어 신 회장은 지난 4일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와 그 가족을 초청하는 '2023 롯데자이언츠 루키스 패밀리 데이'를 열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축전과 선물을 전달한 바 있다.

신 회장의 행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자이언츠의 행사에 참석하면서 부산 엑스포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등 직접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롯데의 대규모 투자에는 유통 라이벌 신세계의 SSG랜더스가 선전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2월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랜더스를 창단했다. SSG랜더스는 시즌 개막일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KBO리그 출범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SSG랜더스의 기록적인 정규시즌 첫 우승을 맞이한 신세계는 계열사를 총동원해 스포츠 관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에서 관중들이 노브랜드 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에서 관중들이 노브랜드 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운영 중인 노브랜드 버거가 대표적이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2022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 이후 홈경기가 열리는 날(총 72일)마다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에서는 약 1100여개의 버거가 판매됐다. 누적 판매량은 8만개를 돌파했다. 올 시즌 관중 동원 1위를 기록한 SSG랜더스 홈경기의 회당 평균 관중은 1만 3633명으로, 관중 10명 중 1명 꼴로 노브랜드 버거를 구매한 셈이다. 

특히 주말에는 일 평균 2000개, 만원 관중을 기록한 날은 최대 2500개까지 팔리며 전국 190여개 노브랜드 버거 매장 가운데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 7월 노브랜드 버거는 SSG랜더스 야구단과 함께 NBB DAY(노브랜드 버거 데이) 이벤트를 개최했다. NBB DAY에 맞춰 특별 제작한 '랜더스 NBB 에디션 유니폼' 300벌은 판매시작 1시간 만에 완판됐고, 행사 기간동안 SSG랜더스필드점 한정판으로 선보인 ‘랜더스페셜 버거’는 큰 인기를 얻어 최근 노브랜드 버거 ‘크레이지 레드해쉬’라는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이밖에도 SSG랜더스필드에 입점해있는 이마트24, 스타벅스도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마트24는 야구단 이름을 딴 SSG랜더스라거와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등 야구맥주 2종을 판매하며 스포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달 야구 콘셉트의 다른 신제품 3종을 출시해 이달 말까지 최대 20% 할인해 판매한다. 신세계의 주류유통기업인 신세계L&B는 SSG랜더스의 첫 우승을 기념한 한정판 샴페인 4종을 출시했다.

SSG닷컴은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시작부터 SSG 랜더스 구단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일부터 '랜더스데이' 그룹사 공동 프로모션을 실시했으며, 4월 2일부터 4일까지 SSG닷컴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40% 늘었고 방문객 수도 20% 이상 증가했다.

더불어 SSG닷컴은 오는 30일까지 SSG랜더스의 우승을 기념해 장보기 지원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SSG 랜더스 필드 구장에 직접 방문한 사진이나 야구 중계를 시청한 사진 등, 올해 SSG 랜더스와 함께한 사진을 이벤트 페이지에 공유한 이들 중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 진행한 쓱닷컴 야구 마케팅 및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고객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야구와 유통을 연계한 마케팅 활동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SSG랜더스를 활용한 신세계의 스포츠 마케팅이 성과를 거둔 데에는 야구단의 경기력이 발판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한다. 스포츠 팀의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전개하는 스포츠 마케팅은 독이 될 수 있는 반면, 우승에 열광한 팬들을 각종 프로모션으로 이끌며 '락인 효과(Lock-in effect)'까지 얻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 팀의 성적은 모기업에 대한 팬들의 긍적적 혹은 부정적 반응으로 이어진다"며 "롯데 역시 투자를 통해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력 향상을 먼저 도모한 뒤 관련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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