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DSR 그대로인데…'LTV 50%·15억 주담대'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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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고 DSR 그대로인데…'LTV 50%·15억 주담대' 효과 있을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0.2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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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1주택자 15억원 초과 주담대 허용
규제지역 LTV 규제 50%로 단일화
규제 완화 시 고소득 현금보유자 유리
실제 16억 아파트 대출받으려면 연봉 1억 넘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지만, 최근 금리가 급등해 주택담보대출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한데다, 이미 시중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를 넘어섰기 때문에 예전만큼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대통령 주재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주담대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금융당국은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무주택자와 1주택자 대상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담대를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12월 부동산 투자심리 과열을 막기 위해 해당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또 금융위원회는 규제지역에서는 무주택자·1주택자에 대해 주택가격과 무관하게 대출을 허용하고, LTV 규제를 50%로 단일화한다. 

현행의 경우 무주택자·1주택자는 비규제지역 LTV 70%, 규제지역 20~50%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선 40%(9억 초과~15억 이하에선 20%), 조정대상지역은 50%(9억 초과에선 30%)로 제한돼 있다.

주담대 금리 8% 임박…이자 부담에 신규 대출 어려워

문제는 금리다.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주택 가격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규제가 완화됐다고 신규 대출이 무조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내 8%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5.56~7.431%를 기록했다. 

또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0.44%포인트 올라 연 4.79%를 기록했다. 2012년 5월(연 4.85%)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특히 한달 새 0.44%포인트라는 오름폭은 20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크게 뛴 것이 대출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통상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연 4.50%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에 비해 0.69%포인트 오른 것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0.44%포인트 올라 연 3.40%까지 올랐다.

고소득자에 유리한 규제완화…'15억 초과' 대출 받으려면 연봉 1억 넘어야

DSR 규제가 그대로고,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한 거래를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소득자에게만 유리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령 16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LTV 50% 상한에 맞춰 8억원을 대출(4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연 금리 5% 기준)받기 위해서는 매월 은행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368만원(연간 4629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7월부터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은행권 기준으로 DSR 40% 규제에 걸리게 된다. 이를 적용하면 월소득이 964만원(연봉 1억1570만원)을 넘어야 한다.

전반적인 부동산거래 활성화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지역 내 LTV 50% 적용은 기존에도 대출이 나오고 LTV 40%가 적용되던 금액대 주택들의 거래를 촉진시키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LTV 완화 자체는 긍정적이고, 50%라는 수준도 대출을 실시한 금융기관 입장에선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 주담대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507조3023억원이었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6568억원 증가한 507조9591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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