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와인 성수기'에 총력전…"가성비 대신 차별화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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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와인 성수기'에 총력전…"가성비 대신 차별화로 승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0.2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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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희귀·인기 품목 물량 확대"
'주주총회' '소주병 와인'…이색 마케팅으로 차별화
가성비·프리미엄 투트랙 전략도
롯데백화점 본점 와인 매장에서 한희수 소믈리에가 상품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와인 매장에서 한희수 소믈리에가 상품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와인의 계절'로 불리는 가을이 찾아오면서 유통업계는 특별 할인 행사 등을 마련해 와인 판촉 총력전에 나섰다.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유로모니터 집계 기준 2021년 1조 5천억원으로 지난 2020년과 대비해 50% 급성장했다. 국내 와인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 전반이 와인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소비자가 와인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늘자 관건은 '차별화'가 됐다. 업계는 가성비 수요를 잡기 위해 할인을 적용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거나 이색 마케팅을 전개하며 다양해진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와인 행사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 1~9월 롯데백화점의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신세계백화점 와인 매출은 35.4% 증가하는 등 성장세에 힘입어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백화점 전점에서 '와인&리커(Wine&Liqor)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총 100여개 상품을 100억원 규모로 준비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와인&리커'팀 바이어들과 새롭게 영입한 소믈리에들이 힘을 합쳐 엄선한 와인을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월 와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소믈리에 대회 수상 경력 및 프리미엄 와인 소싱 경력 등을 갖춘 2명의 소믈리에를 영입했다. 롯데백화점의 소믈리에 채용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5월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의 헤드 소믈리에인 경민석 소믈리에가 롯데백화점에 합류한 바 있다. 이번에 합류한 소믈리에는 최준선 소믈리에와 한희수 소믈리에다.

롯데백화점은 채용한 소믈리에들의 전문 경력을 살려 업무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와인 매장과 협력사 관리, 와인 직매입과 손익 관리 등 기존 업무뿐만 아니라 와인 큐레이션과 와인 클래스 등 와인 수입과 판매,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백화점 와인 판매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하반기에는 주요 점포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와인 클래스, 테이스팅 프로그램, 1:1 맞춤 상품 추천 행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전문성을 인정 받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핵심 인재를 확보하여 롯데백화점의 와인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여러 분야의 외부 핵심 인재를 채용하고 기존 백화점 전문 인력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하반기 와인창고 대전을 연다. 10개 수입사가 60만병의 물량을 준비했으며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프리미엄 와인과 가성비 와인을 동시에 선보인다. 

특히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세계백화점의 30만원 이상 프리미엄 와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21.7% 늘어난 점에 착안해, 이번 행사에서는 프리미엄 와인을 지난해보다 20.3% 늘려 판매한다. 칠레 대표 프리미엄 와인 '돈 멜초'의 신규 빈티지 등을 특가에 선보인다.

소량으로 공급돼 구하기 어려운 희귀 와인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해 차별화에 나섰다. 와이너리 자체 회원들에게만 판매하는 '키슬러 옥시덴탈 보데가 헤드랜즈 뀌베 엘리자베스 피노 누아 19'를 비롯해 '아르망 드 브리냑 브륏 골드', '샤또 무똥 로칠드 18' 등을 판매한다.

와인 유튜버 '와인킹'의 추천 상품을 특가로 판매하며 '가성비 와인 수요'도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와인킹은 오는 2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직접 방문해 가성비 와인을 소개한다. 와인킹이 강남점을 방문하는 동안 추천한 와인에 한해 10% 추가 할인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신세계가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와인 창고전에서 프리미엄 와인, 가성비 와인 등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중순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최대 규모의 와인장터를 열었다. 

롯데마트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집 주(宙)’, ‘술 주(酒)’를 뜻하는 ‘주주(宙酒)총회’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와인 장터를 열었다. 와인 및 위스키 등의 주류 제품을 프리미엄 ‘우량주(酒)’, 한정수량 ‘공모주(酒)’, 인기 ‘급등주(酒)’ 등으로 나눠 선보였다. 주주총회 행사 기간 중인 13부터 20일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와인장터의 동기간 매출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색적인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2022년 하반기 와인장터' 행사를 진행했다. 1600여종의 와인을 준비한 상반기와 달리 고객 수요가 높은 1000종의 와인으로 구색을 줄였다. 대신 상반기 인기 품목의 수량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하반기 와인장터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행사때보다 12.5% 증가하며 역대 행사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편의점 CU에서 모델이 '와인 반병 까쇼'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CU도 와인 상품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1월 업계 최초로 시그니처 와인 브랜드 'mmm!'을 론칭하고 현재까지 150만병 이상을 판매했다. 모든 mmm! 와인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출시된다. 특정 상품이나 제조사와 관계 없이 상품의 콘셉트와 가격에 맞춰 수십 종의 상품을 시음하고 그 중 가장 우수한 품질을 선정한다는 설명이다. 이달에는 mmm! 샤도네이 화이트와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달 선보인 소용량 와인 '와인 반병'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와인 반병 제품은 현재 CU에서 판매하는 전체 와인 매출과 판매량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와인을 일반 와인병이 아닌 소주병에 담았으며, 용량 역시 소주 한 병 용량인 360㎖로 가격은 병당 3000원이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휴대성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편의점 앱을 통해 일반 점포에서 찾기 어려운 고가의 상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프리미엄 와인 상품 판매량도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포켓CU에서 판매된 20만원 이상 고급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3% 늘었다. 지난 6월 CU Bar에서는 최고급 프랑스 샤또 와인 5종으로 구성된 550만원짜리 세트가 2개나 판매되기도 했다.

이에 CU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인기 와인, 양주 1000여종을 할인 판매하는 'CU Bar 주류장터'를 열기도 했다. 지금까지 CU가 기획한 온라인 주류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은 1인 가구 중심의 혼술족들의 수요가 몰리는 주류 소비 채널"이라며 “와인 소비량이 크게 늘어나고 수입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와인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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