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사상 최대 분기이익 들여다보니... 충당금은 줄이고 이자 이익은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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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사상 최대 분기이익 들여다보니... 충당금은 줄이고 이자 이익은 늘어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0.2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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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이자이익 29조원
금리인상으로 3분기에 사상 최대 순익 달성
충당금 규모는 32% 축소
4대 금융지주 건물.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건물. 사진=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3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올린 가운데 수익 대부분이 이자이익에 치중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사들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인 '3고(高)' 상황에서 위기 대응을 위한 충당금마저 줄이면서 '금융권이 이자 장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29조219억원이다. 

금융지주의 순영업수익 중 이자이익 비중은 KB금융 75.4%(8조3392억원), 신한금융 76.2%(7조8477억원), 하나금융 86.1%(6조4870억원), 우리금융 87.4%(6조3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이자 이익 비율이 KB 64.5%, 신한 70.3%, 하나 79.9%, 우리 82.3%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이자이익 비중이 5~10%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이다. 

금리인상으로 은행 NIM 상승…기업대출도 늘어

이처럼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모두 공통적으로 비은행 조달비용이 상승했지만, 은행 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은행 예금금리는 0.52%포인트 오른 반면, 대출금리는 0.80%포인트 상승했다. 

예금금리는 저원가성 예금이 많아 금리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게 반응했지만, 대출의 경우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해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은 늘어난 것도 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돼 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리면서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KB금융의 기업 원화대출금 규모는 14조원(149조원→163조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1조6000억원(135조5000억원→147조1000억원), 하나금융은 12조원(126조4000억원→138조4000억원), 우리금융은 16조원(147조원→163조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급감…'수익 다각화' 전략 무색

금융사의 수익 다각화 전략에 무색하게 비이자이익은 감소했다. 증시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증권 계열사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영향이다.

KB금융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749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9%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비이자이익이 609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8% 급감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2분기 4000억원에서 3분기 1320억원으로 67%나 감소했다. 하나금융만 2분기 1750억원에서 3분기 3586억원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금융지주들은 그동안 비은행 부문 사업을 강조해왔다.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맞서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인수합병(M&A)의 경우, 최근 2금융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많이 하락한 상태"라며 "그만큼 자본비율이 낮아져 인수하기에 무리가 없고, 중대형 증권사는 부담이 있지만 자본 확충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나오지 않아 M&A는 공허한 외침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금융지주들이 수익 다각화보다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이익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익은 극대화하면서 충당금은 32% 축소

올해 3분기 금융지주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위기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쌓아놓는 충당금을 전 분기보다 줄였다.

4대 금융지주는 이번 분기 총 8617억원을 충당금 명목으로 적립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1조272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에 비하면 약 32% 가량 줄인 셈이다.

KB금융은 2분기 3312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지만 3분기에는 3139억으로 소폭 줄였다. 신한금융은 2분기 3582억원을 적립했으나, 3분기에는 2506억원으로 30% 가량 줄였다. 

하나금융도 2분기 252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나 3분기에는 1722억만을 쌓았다. 우리금융의 경우 2분기 3310억원을 쌓았지만 3분기에는 1250억원만을 적립해 무려 62%를 축소했다. 

이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실적을 기록한 금융지주들이 위기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들의 3분기 순이익은 총 4조887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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