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② 시진핑 우상화 본격화… 조직화된 반대 시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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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② 시진핑 우상화 본격화… 조직화된 반대 시위 이어져
  • 박신희 베이징통신원
  • 승인 2022.10.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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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오프라인 관영 매체들 당대회 소식으로 도배
인민영수 칭호 등장, 초장기 집권 구도 밑그림으로 분석
中 내외 3연임 반대 시위는 중국 정부의 부담으로 남아
'시노믹스' 新통치이념 교육·선전 전방위 진행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23일 확정됐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차기 최고지도부 6명 전원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채워졌다. 2012년 출범 후 10년 만에 사실상 '주 체제'를 갖춘 시진핑 3연임의 시사점을 조명했다.[편집자 주]

박신희 베이징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통신원] 제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신문 1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얼굴 사진이 한 면을 장식했다. 2면에도 시 주석이 연설하는 모습, 당 대표들과 인사하는 모습 등의 사진 여러 장이 게재됐다.

중국중앙TV 등 중국 관영 방송 매체들은 뉴스의 절반이 넘게 20차 당대회 내용을 보도했다. 20차 당대회를 전후해서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 가릴 것 없이 일제히 20차 당대회에 대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며 축제 분위기를 띄웠다.

‘인민영수’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했다. 영수라는 단어는 지도자에 대한 극존칭으로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로 사실상 폐기됐던 호칭이다. 그런데 중국중앙TV가 지난 8일에서 15일까지 시진핑 주석을 칭송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링항’(항로를 인도하다)’을 방영하면서 ‘인민영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제20차 당대회에서도 시진핑 주석을 ‘인민영수’로 칭하는 경우가 많이 등장했다. 텐페이옌 공산당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우리의 이 위대한 시대가 만든 걸출한 인물이며 인민영수”라고 칭송했다. 

정부 관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을 ‘인민영수’라고 칭한 것을 두고 이미 중국 공산당 세부 조직까지 시진핑 주석 우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전문가들은 만약 시진핑 주석이 인민영수 칭호를 얻으면 덩샤오핑처럼 당과 국가의 공식 직책이 없어도 막후 결정권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인민영수’라는 칭호가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사망할 때까지 초장기 집권 구도를 그리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제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주창해 온 ‘신 시대의 중국의 특색이 있는 사회주의 사상’ 이라는 지도 이념 및 통치 철학이 중국공산당의 행동 강령으로 정립되면서 소위 시노믹스로 탄생한 만큼 새로운 통치이념에 대한 교육과 선전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의 우상화 작업이 이뤄지는 한편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독재를 반대하는 시위들도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 걸린 시진핑 비판 플래카드. 사진=자유아시아방송 페이스북 캡처

당대회를 앞둔 지난 13일 베이징 하이뎬구의 쓰둥차오(西東橋)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핵산(PCR) 검사가 아닌 먹을 것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영수 말고 투표권이 필요하다, 노예가 되지 말고 시민이 되자, 독재자이자 나라의 반역자인 시진핑은 물러나라” 등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반대하는 시위는 중국 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중국영화기록관 아트시네마 남자 화장실에서는 검은색 페인트로 쓴 ‘반(反)독재 반핵산’이라는 낙서가 발견되는 등 쓰둥차오 현수막 사건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시진핑 주석 3연임에 대한 반대하는 문구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에서는 ‘독재자 퇴진’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분필로 ‘쓰퉁차오’ 문구를 길바닥에 쓰고 ‘시진핑 퇴진, FxxK off’라고 적은 사진이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경희대 근처에서 쓰둥차오 문구를 인쇄한 후 영어로 설명을 담은 벽보가 발견됐다.

해외 매체들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즈에는 시진핑의 3연임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시진핑 1인 독재가 중국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미국의 패권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벌어진 반 중국 시위에서 총영사로 보이는 인물이 시위대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 현수막 시위와 관련해 검열을 강화하며 별것 아니라는 분위기로 대응하고 있지만 SNS 통제는 물론 경찰력을 동원해서 시진핑 3연임 반대 목소리가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펴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은 20차 당대회가 끝난 후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시진핑 주석 3연임 반대 목소리 확산을 막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새로운 통치 이념을 중국인들에게 뿌리 박히게 만들어야 할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내외적으로 표출되는 불만들을 해소하면서 한편으로 중국인들에게 해외의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는 쉽지 않은 숙제를 안게 됐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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