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미 국채 금리 급등·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환율 상방 압력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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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미 국채 금리 급등·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환율 상방 압력 이어져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0.2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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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달러·원 환율 1439.8원에 마감
레고랜드 사태로 신용시장 스트레스 확산
ECB·BOJ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으면서 이번주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시장 불안정성이 가세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 급등…달러화 1440원 턱밑에서 마감

지난 20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 오른 4.228%를 나타냈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미 국채 금리도 0.06% 오른 4.619%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 이후 가팔라졌다. 그는 "인플레이션 둔화에 실망스러울 정도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나는 금리가 4%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높였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강도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2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도 본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5원 오른 14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레고랜드 사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적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시장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원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달 28일 산하 공기업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레고랜드 건설 관련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들이 부도처리됐다. 

부동산 PF는 금융기관이 개발사업의 미래 가치를 보고 시행사에 자금을 미리 빌려주는 것이다. 유동화전문회사(SPC)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채권을 양도받아 이를 기반으로 다시 증권사 보증 아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는 위기가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다 보니 신용시장의 스트레스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난달 영국 사태나 이달 초 크레디트스위스 우려 등이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 부채가 과다하게 쌓여 어디서 터지느냐의 문제가 되었을 뿐"이라며 "부채 문재로 글로벌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CB, BOJ 통화정책회의 결과 주목

오는 27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수준과 최근 ECB 연준위원들의 물가 대응 필요 발언 등을 고려할 때 자이언트 스텝 수준의 금리 인상은 가능해 보인다"며 "이런 흐름은 유로존 내 시장금리의 상승과 유로화에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유로화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신용 시장의 스트레스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당국이 역할을 하면서 이를 방어하겠지만 그래도 글로벌 경제의 외풍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리가 다같이 높아지면 시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ECB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고 해서 달러 강세를 방어할 수 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달러 강세가 좀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28일에는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일본 중앙은행은 10년물 국채금리 상단을 방어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시장이 굴복해 상단을 올릴지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이날 BOJ 통화정책회의 전후로 달러화 움직임이 커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는 ECB와 BOJ 결과에 대한 시장 반응이 중요할 것"이라며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사임한 이후 영국 금융시장이 회복할 건지도 시장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적으로 국채시장이 좀 안정돼야 환의 흐름에 있어서 안정성이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흐름이 지속된다면 달러·원 환율에도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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