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고분은 가야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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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고분은 가야의 것일까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11.08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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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갈 하나 발견하고 가야 수장층 무덤으로 추정

 

전라북도와 여러 군들에 가야사 복원 열풍이 불고 있다. 경남 김해, 합천, 경북 고령에 밀집한 가야 유적들이 전라북도 지역에서 다수 발굴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지시하고 예산을 특별히 배정함에 따라 전북지역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땅을 파서 유물찾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 고대사에서 호남지역은 거의 공백상태다. 호남지역음 마한이라는 부족연맹체의 존재만 알려져 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전북 장수, 남원, 하동, 여수 등지에서 가야사 바람이 불고 있다.

『삼국지』 동이전에 나오는 마한의 존재는 어디로 갔는가. 장수 진안 고원 지역의 문화가 호남 평야 지역과는 차이가 있다손치더라도, 지리산의 험준함을 넘어 영남지역과 더 많은 문화교류를 했을까.

 

▲ 출토 토기류 /문화재청 제공

 

전북 장수군과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장수군 동촌리 고분군을 파헤쳐 보았더니 가야 수장층의 무덤임을 알려주는 재갈 등의 마구류와 토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고 문화재청이 발표했다. 고고학자들의 연구대로라면, 낙동강 하류를 중심으로 발전한 가야가 지리산을 넘어 장수고원에도 진출했다는 것이 된다.

 

장수 동촌리에는 80여기의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봉분 높이가 엇비슷하다.

장수군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30호 봉분에 대해 발굴해 조사를 벌였다. 봉분 규모는 남북 17.0m, 동서 20.0m, 잔존높이 2.5m 내외의 타원형 형태였다. 봉분 안에는 무덤 주인이 묻힌 돌널무덤 양식의 주곽 1기와 껴묻거리 등을 묻는 부곽(副槨) 2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주곽은 당시의 지표면과 흙 표면을 고른 후 1m 내외의 높이로 흙을 쌓고 다시 되파기하여 쌓아 올렸다.

 

▲ 출퇴된 마구류와 철제 무기류 /문화재청 제공

 

발굴조사팀은 이 무덤이 가야 수장층의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증거는 무덤 주곽에서 발굴된 마루류 가운데 재갈(板轡, 판비)인데, 이 재갈은 고령 지산동44호분, 합천 옥전M3호분, 함안 도항리22호분, 동래 복천동23호분 등 경상도 지역의 주요 가야 수장층 무덤에서 출토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재갈 하나로 장수지역의 고대 통치자가 가야의 한 부족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가야의 문화가 전달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신라 고분에서 유리가 나왔다고 당대 유리를 제조한 로마 제국의 부족이라고 하지 못한다.

조사팀은 또 목긴 항아리(長經壺, 장경호), 목짧은 항아리(短頸壺, 단경호), 그릇받침(器臺, 기대), 뚜껑(蓋, 개) 등의 토기류도 출토했다. 출토된 토기들이 백제, 소가야, 대가야의 토기류와 혼재된 양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장수 고분이 백제의 것, 또는 마한의 것이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 출토된 마구류 가운데 재갈 이외에도 발걸이(鐙子, 등자), 말띠꾸미개(雲珠, 운주), 말띠고리(鉸具, 교구) 등이 출토되었다. 말이 중요한 운송수단이자, 지배계급의 상징이던 시절에 장신구들이 귀중품이었을 것이다. 말의 장신구 하나로 가야 부족장의 무덤으로 규정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것 같다.

 

▲ 장수 동촌리 고분군 30호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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