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왜 이리 호들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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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왜 이리 호들갑일까
  • 오피니언뉴스
  • 승인 2015.05.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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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점도 보며, 그네 타듯 즐겨라

 

[김인영 발행인] 재닛 옐렌 미 연준(Fed) 의장이 올들어 몇차례 금리를 올리겠다고 운을 뗐다. 지난주말에도 또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옐렌이 금리인상을 언급할때마다 수위가 높아진다. 뉴욕 증권시장을 겨냥한 발언인데, 증권시장 참여자들이 옐렌의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벤 버냉키 의장 이래 7년째 돈을 풀어(금융완화) 경기를 가까스로 살렸는데, 실물경기 회복보다는 금융시장, 특히 증권시장의 유동성 장세만 부풀려 놓았다는 게 Fed의 인식인 것 같다. 옐렌 의장이 한마디 하면 주가가 움찔하다가 다시 올라가고, 또 한마디 하면 내렸다가 다시 올라가고, 마치 숨바꼭질하는 양상이다.

 

국내 반응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마치 큰일이 나는양 걱정 투성이다. 경제, 금융을 하는 사람들은 천편일률적인 반응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에 들어왔던 돈이 빠져나가므로 금융시장에 큰 혼돈이 올 것인양 두려워한다.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인가. 국내의 그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의 우려도 맞는말이다. 한쪽 방향에선...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아비트리지 거래를 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문이 높은 미국 금융자산을 선택할 것이고, 그러면 외국인의 외환거래가 자유로운 한국 금융시장이 가장 쉽게 흔들릴 것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찬찬이 뜯어보자.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모든 경제 현상에는 불리한 측면과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우리 지식인들은 불리한 점만 강조한다. 비온다고 해놓고 안오면 그만이고, 맑겠다고 했는데 비 오면 두들겨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일기예보 하는 사람들과 같다.

 

첫째,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가져올 긍정적인 점은 세계 경제의 견인차인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가 휘청이면, 중국과 유럽은 더 어렵다. 지금 중국과 유럽 경제가 어렵지만, 미국 경제가 느리지만 회복기조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세계 경제의 가장 든든한 축이 버팀목이 되어 준다면 다른 축이 흔들려도 상황은 반전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걱정들 많은데, 그러면 환율이 올라가고 원화의 가치가 하락할 것 아닌가. 올들어 수출이 위축되고 있는 마당에 긍정적 신호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때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수출이 살아나고, 다른 나라의 경우보다 빨리 회복하질 않았던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산업의 활기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신수종 사업을 개발하자, 창조경제를 하자고, 말들은 많지만, 중장기적인 비전이고, 당장의 경기 회복은 수출을 살리는 길이다. 그것은 환율 상승이 즉효약이다.

 

셋째, 옐렌 의장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기상황을 보아가며 금융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금리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미국경제가 10년 장기호황을 지속할 때 앨런 그린스펀 Fed 의장은 금리를 대폭 인상했음에도 다우존스 지수는 1만 포인트를 상승하는 기록을 세운바 있다. 지금은 그린스펀 시대와는 다르고, 옐렌도 그런 상황을 잘 인식하는 것 같다.

 

지금 미국의 금리인상을 가장 걱정하는 사람들은 금융시장의 사람들이다. 미국 주가가 빠지면 뉴욕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숏세일을 통해 손실을 메우고, 그런 작전을 펼칠 가장 만만한 곳이 한국시장이다. 주식시장의 조정은 불가피한 일인지 모른다.

 

미국이 영원히 제로금리로 묶어둘수 없질 않은가. 그것은 미국이 대공황에 준하는 장기 침체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을 모두들 부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긍정적인 측면도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중요한 것은 그네를 타는 심정으로 미국 금리인상을 보라는 것이다. 그네는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뒤로도 내려간다. 반동을 잘 이용하면 재미있는 놀이다. Fed의 금리인상을 그네를 타는 리듬의 감각으로 즐길 필요가 있질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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