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금융시장 혼란 이어질 듯...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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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금융시장 혼란 이어질 듯...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열어둬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10.1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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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영국 재정계획 발표 예정...11월 3일은 통화정책
11월 1~2일 FOMC와 맞물리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 이어질 듯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국면이 11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국면이 11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영국의 금융시장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재정 계획이 발표될 10월31일, 그리고 영국의 통화정책이 예정된 11월 초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기까지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도 예측하기 어려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콰텡 재무장관 경질에 법인세 인상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리즈 트러스 총리는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을 경질했다. 

콰텡 장관은 지난달 감세안을 토대로 하는 새로운 예산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것이 영국 금융시장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 감세 정책으로 인한 영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로 인해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하고 채권 금리는 급등했으며, 이것이 달러화 강세 및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연결되면서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큰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특히 그동안 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하는 파생상품에 대거 투자해왔던 영국의 연기금은 국채가격의 폭락(국채 금리 폭등)으로 인해 파생상품 증거금 부족으로 인한 마진콜 요구에 직면, 연기금의 파산에 대한 우려까지 확산됐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후폭풍에 영국 정부는 감세 정책을 급히 철회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계속 됐고, 결국 콰텡 장관을 경질하며 수습에 나선 것이다. 

트러스 총리는 제러미 헌트 신임 장관을 새로 임명했는데, 그는 감세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 온 인물이다. 헌트 장관은 상당한 지출 삭감 및 소득세 인하 지연 등 감세안 조정에 나설 것을 시사했으며 구체적인 재정 정책은 오는 31일에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러스 총리는 헌트 신임 재무장관의 임명과 함께 법인세율을 전 정부 계획대로 19%에서 내년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콰텡이 내놓았던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에서는 법인세율 동결이 대표적인 항목이었지만, 감세안 철회와 함께 법인세율 인상에 나서며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법인세 인상을 통해 연간 180억파운드의 세수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여전히 불안...내달 3일까지는 변동성 클 듯 

일단 시장은 이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수급 불안은 물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앞서 콰텡 전 재무장관이 내놓은 감세안으로 인해 시장이 급격한 혼란에 빠지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시장 개입을 통해 혼란을 다소 안정시킨 바 있다. 다만 잉글랜드 은행은 국채매입을 14일까지만 시행하고 오는 31일부터는 국채 매각을 재개한다는 입장인 만큼 31일 이후 흐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31일부터는 국채 매각을 재개한다는 입장이어서 영국 채권시장 불안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감세안 수정에 이어 감세안에 반대 입장을 보여 온 헌트 장관을 임명하는 등 정책 변화를 예고한 점"이라면서 "오는 31일 발표되는 중기 재정운용 계획의 내용과 같은 날 잉글랜드은행의 국채매각 강행 여부 확인 전 까지는 영국발 채권 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소지가 크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지난 15일 앤드류 베일리 잉글랜드 은행 총재는 지난 8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영국 선도금리 시장은 약 5.5%의 터미널 금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재정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아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노이즈가 많다고 판단된다"며 "내달 3일 영국 중앙은행 정책 결정과 경제 전망 확인 후 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결국 영국 통화·재정 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려면 구체화되어야 할 사항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판단"이라며 "31일 재정 계획 발표 및 BOE 길트채 매각, 11월 3일 통화정책회의 등 11월 초까지는 영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애널리스트는 "11월 1~2일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연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영국에서도 감세안 수정 및 중기 재정 계획 발표와 더불어 잉글랜드 은행의 장기국채 매각 강행 여부가 중요하다"며 "안전 및 위험자산에 관계없이 현재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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