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中, 당대회 앞두고 고강도 방역 조치...방역반대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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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中, 당대회 앞두고 고강도 방역 조치...방역반대 시위 확산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2.10.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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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없어도 선제적 봉쇄 조치 단행하기도
곳곳에서 단체 시위, 폭력 사태까지 벌어져
내달 베이징서 대규모 마라톤 대회...방역 완화 기대감 높여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정부는 20차 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코오나19 확산을 막기위한 방역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자칫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당대회만 성대하게 개최한다는 비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가 한창일때와 비슷한 수준의 최고강도 방역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 중국에선 선제적 봉쇄 조치마저 발생하고 있다. 선제적 봉쇄 조치는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발생을 우려해 사전에 봉쇄 조치를 단행하는 것이다.

중국 중앙 정부가 과도한 방역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산시성 융지시 정부는 지난 7일 한 명의 감염자도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사흘간의 봉쇄 조치를 단행하고 모든 주민에 대해 세차례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여행객이나 타지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PCR 검사도 대폭 강화했다. 저장성 닝보시 베이룬구는 지난 8일 허난성에서 온 여행객 6만3000여명 전원에게 빨간색의 건강코드를 부여했다. 여행 온 사람들 모두 이동을 완전 금지시키기도 했다.

중국에 총을 든 방역 요원들도 등장했다. 사진은 윈난성 시솽반나 다이족자치구에 방역을 위해 동원된 경찰들이 방호복에 총을 들고 여행객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출처=웨이보캡처
중국 대도시 곳곳에 총을 든 방역 요원들도 등장했다. 사진은 윈난성 시솽반나 다이족자치구에 방역을 위해 동원된 경찰들이 방호복에 총을 들고 여행객들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출처=웨이보캡처

저장성 항저우시는 다른 지역에서 온 여행객에 도착 한시간 반 내에 PCR 검사를 받도록 했고 윈저우시는 그에 더 해 24시간 내 한차례 더 검사 받도록 했다.

후난성 장가계에 방문한 관관객들은 연휴 기간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지난 6일 갑자기 지역이 봉쇄돼 발이 꽁꽁 묶이기도 했다. 또 윈난성 시솽반나 다이족자치구에서는 전신 방호복을 입은 경찰들이 총과 방패를 들고 관광객들을 통제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는 16일,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시는 국경절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는 모든 베이징 시민에 대해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휴대하도록 하고 외지에서 연휴를 보내고 베이징에 복귀하는 베이징 주민은 사흘 동안 2차례 PCR검사를 받도록 했다. 베이징에 돌아오려면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베이징 복귀를 늦추도록 했다.

두 달 간의 봉쇄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고 있던 상하이시도 지난 1∼7일 일주일간 감염자가 두 자릿수 이상 유지되자 8일 9개 구에 걸쳐 6월 말 이후 최대 규모의 PCR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지방 정부들의 초고강도 방역 조치 시행에 대해서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여행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여행을 감행한 중국인들에게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라는 분석과 중앙 정부가 20대 당대회를 앞두고 한시적으로 지방 정부의 강력한 방역 조치를 방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강도 방역 정책에 중국인들의 대규모 시위도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중국 선전 시위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고강도 방역 정책에 중국인들의 대규모 시위도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중국 선전 시위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캡처

한편 중국 정부의 초고강도 방역 조치에 대해 중국인들의 반발심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단체 시위가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관련 영상들이 중국 SNS에 올라오면서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중국 선전 사웨이 등 지역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코로나19 봉쇄에 격렬히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주민들은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 "경찰이 사람을 때렸다"라는 등의 구호와 불만을 외치며 물병을 던지는 등 폭력 시위로까지 번졌다.

인권 문제로 도마에 오른 신장위구르자치구 곳곳에서 방역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정저우의 대학생들은 국경절 연휴 때 집에 보내 달라며 집단 항의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의 SNS에는 중국 관련 논객부터 학자 그리고 시민 할 것 없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SNS를 통해 네티즌들은 ‘봉쇄해제가 살길이다’,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진짜 답답해서 못살겠다’, ‘여행객을 막아버리면 어떡하라고”, ‘심해도 너무 심하다’ 등의 댓글을 통해 중국 방역 정책을 비판했다.

중국인들은 20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중국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문 기관 BCA리서치는 “당대회 이후 대다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일부 봉쇄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금융시장 등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당대회 이후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를 통해 경기 부양 효과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도 장기화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 등 지도부가 당대회에서 정책 방향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는 11월 6일 베이징에서 진행예정인 마라톤대회 광고. 사진출처=베이징상바오 캡처
오는 11월 6일 베이징에서 진행예정인 마라톤대회 광고. 사진출처=베이징마라톤 조직위 홈페이지 캡처

고강도 방역 정책과 더불어 중국인들이 방역 정책 완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소식들도 들려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약 20명의 홍콩 단체관광객이 2020년 1월 코로나19로 홍콩이 국경을 걸어 잠근 후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20차 당대회가 끝난 후 11월 6일에는 베이징에서 3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중심지인 베이징에서 대규모 행사가 개최되는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고수해온 엄격한 방역 통제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중국인들의 삶도 점점 더 고단해지고 있다.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추진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방역 정책에 중국인들은 조금만 더 참아보자는 분위기다. 

20차 당대회가 끝나면 ‘제로 코로나’ 정책도 크게 완화되고 경제도 다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20차 당대회에 중국인들의 관심을 쏠리게 만들고 있다.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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