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3조 베팅한 '포쉬마크'…'당근마켓'과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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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2.3조 베팅한 '포쉬마크'…'당근마켓'과 뭐가 다를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10.0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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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쉬마크, 커뮤니티·커머스 결합 모델 강점
거래 수수료 부과가 수익 모델
네이버,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MZ세대 커뮤니티 공략"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네이버는 4일 북미 최대 패션 소비자대소비자(C2C) 커뮤니티 '포쉬마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취득 금액은 2조 3441억원 규모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평가해 순기업가치를 12억달러(한화 약 1조 7000억원)로 산정했고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 5억 8000만달러를 합쳐 인수대금이 결정됐다.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 결정이다.

2011년 출범한 포쉬마크는 북미 최대 중고 거래 및 C2C 플랫폼으로 현재 약 8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특히 사용자 중 약 80%가 MZ세대로 구성됐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버티컬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거세지고 있는 글로벌 C2C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장기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포쉬마크 인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사업적인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신 기술 트렌드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분야,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C2C 그리고 특히 패션 커머스라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특화된 포쉬마크…수익 모델은 '수수료'

포쉬마크 앱 이미지. 사진=네이버
포쉬마크 앱 사용 이미지. 사진=네이버

개인간 거래를 중개한다는 점에서 포쉬마크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린다. ZIP 코드 단위로 사용자가 지역별 피드 및 팔로잉 구성을 할 수 있는 점은 당근마켓의 '로컬 커머스' 서비스 형태와 유사하다.

그러나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패션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이며, 판매자의 관심사, 패션사 등에 대해 소통하는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당근마켓에서 한 단계 진화한 C2C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쉬마크는 소셜·커뮤니티 기능에 중점을 두고 사용자가 팔로우한 판매자의 피드를 보며 취향에 맞는 아이템이나 게시글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판매자에 초점을 두고 이들의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댓글, 공유 등을 유도해 패션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소셜 기능에 힘입어 앱 내에서 유명해진 판매자들은 'Posher'라고 불리우는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한다.

업계는 포쉬마크가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연결한 점이 MZ세대 고객 비중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한다. 포쉬마크에 따르면 앱 사용자의 1일 평균 접속시간은 25분 이상이며 일간 50만 건 이상의 판매글이 게시되고 10억건 이상의 상호작용(좋아요, 공유)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쉬마크는 개인간 거래에서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을 창출한다. 현재 15달러 미만의 상품은 2.95달러씩, 15달러 이상의 상품 거래에는 2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 

C2C 플랫폼 시장 새로운 가능성 열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측은 "포쉬마크는 지난해 거래액 18억 달러로 연간 27% 성장을 이뤄냈으며 매출도 3억 2700만 달러로 3년간 연평균 25%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해 조정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낸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포쉬마크의 성장이 둔화됐다는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올해 2분기 기준 거래액은 4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에 그쳤으며 매출액은 8900만달러, 조정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는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엔데믹의 영향으로 이커머스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점을 원인으로 꼽으며 향후 3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그동안 중고 거래 기반의 C2C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2020년 12월엔 일본에 빈티지 콘셉트의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빈티지시티’를 만들었고, 2021년 초엔 스페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Wallapop)에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를 투자했다. 또 유럽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했으며 국내에선 '크림'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이번 포쉬마크 인수로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컨설팅 회사 액티베이트(Activate Consulting)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 평균 약 20% 성장해 2025년 약 13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북미에서 일찍이 시장을 선점한 포쉬마크에 자사의 IT 서비스를 연계해 글로벌 MZ세대 고객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미래의 핵심 사용자들에게 C2C 쇼핑, 웹툰, K-pop 콘텐츠를 넘나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C2C 시장 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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