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고공행진하는 달러·원 환율… 1500원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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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고공행진하는 달러·원 환율… 1500원도 위협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10.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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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40원 돌파 후 3거래일 연속 1430원대 지속
"외환시장에 심리적 요인 크게 작용해 예측 어렵다"
한국, WGBI 관찰대상국에 포함…연간 500억 달러 유입 가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가 뚫리면서 외환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이상의 상단 예측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은행 간 외환 스와프를 체결하고,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과 국채 긴급 바이백 등의 환율 안정 방안을 내놓았지만 '강달러' 현상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1438.9원)보다 8.7원 내린 143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430.5원에 출발해 장중 1435원까지 오르며 3거래일 연속 1430원대를 지속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 동부 시간으로 30일 111.74~112.22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글로벌 '강달러' 현상 지속…"상단 파악 의미없어"

지난주 초반에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환율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며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내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유독 달러만 강세인 달러 스마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달러화의 독주는 미국 외 경제에 타격을 주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생산자물가 상승에 환율 효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더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며 "또한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함께 올린 기준금리는 가계부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곳들이 잠재적 리스크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며 "감세안과 국채매입을 발표한 영국,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중국, 양적완화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 등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블룸버그는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 태국 바트를 아시아에서 가장 취약한 통화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문가들은 더 이상의 환율 상단 예측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연내 1500원까지를 예상하고 있긴 하지만 상단이 너무 빨리 뚫리고 있어 이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외환시장에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어 어떤 금액이든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WGBI 관찰대상국 포함…환율 하락 여지 남아있어

다만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잉ㅁ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그룹은 29일(현지시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당국이 시장 구조와 한국 자본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데 따라 관찰대상국에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관찰대상국에 포함되면 내년 9월에 최종적으로 편입될 수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한 WGBI의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510억 달러(약 71조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금리와 외환시장 안정, 국내 채권 수급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다만 FTSE 러셀그룹은 "한국 금융시장 당국이 시장 구조와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이 제안한 개선이 실행되면서 실제로 국제 투자자들의 접근성 수준이 높아지는지에 대한 요구사항을 평가할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3일 미 제조업 PMI, 7일 고용보고서 발표

이번주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다수 예정돼 있다. 

오는 3일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이어 4일 RBA 통화정책회의, 7일 미 고용보고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3일 발표되는 미 9월 ISM 제조업지수는 8월보다는 하락하지만 기준선(50)은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9월 비농가 신규고용은 25만명으로 전월보다 증가폭은 둔화되겠지만, 20만명을 상회하는 만큼 아직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지표들이 둔화되면서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지만 수준 자체는 침체라고 말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두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추가로 1.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흐름이 지속된다면 국채금리도 당분간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며 "9월과 같은 국채금리의 급등세는 제한되겠지만 중장기물 중심으로 의미있는 하락 전환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연구원은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또는 신용리스크에 주목할 것이며 관련 뉴스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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