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미 기업들, 실적 부담은 더 커졌다
상태바
허리띠 졸라매는 미 기업들, 실적 부담은 더 커졌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30 1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 수요부진으로 증산 계획 철회
마이크론, 설비능력 축소...메타, 신규채용 중단 등 긴축 나서
미 기업들은 잇따라 긴축 경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현 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기업들은 잇따라 긴축 경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현 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주식시장이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악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거나, 혹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 등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기업들은 잇따라 긴축 경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현 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 IT기업들, 잇따라 긴축 경영 선언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의 IT 기업들이다. 특히 대장주 애플의 증산 철회 소식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전반적인 IT 수요 감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이끌어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하반기 아이폰14 생산량을 600만대 늘리려던 계획을 수요 부진을 이유로 백지화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또한 수요 부진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애플의 주가를 5% 가까이 끌어내렸고, 여타 IT주에 대한 우려도 키웠다. 

마이크론의 실적에 대한 부담감도 더해졌다. 

이날 장 마감 후 마이크론은 4분기(6~8월) 매출이 66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9.8%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45달러로 시장 전망치(1.64달러)를 하회했으며,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도 어두웠다. 

마이크론은 1분기(9~11월) 매출이 42억5000만달러, EPS는 0.09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이번 분기 실적에 비해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적인 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2023년 예정했던 설비능력(CAPEX)을 축소하겠다"며 "메모리 가격은 내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는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마크 주커버그 CEO는 이날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메타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작아질 수 있다"며 "고용동결과 비용 감축, 우선순위 재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긴축 경영을 시사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타디아' 서비스를 중단하고, 직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디아는 엑스박스나 로블록스 등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이 내놓은 게임 서비스다. 구글 측은 "예상보다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하자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분석가들은 스타디아의 서비스 중단이 구글의 전반적인 실적에 타격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CNBC는 "강도높은 금리인상 시기와 경기후퇴를 앞둔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더 많은 방어자산으로 몰리면서 기술주는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분석가들은 구매 주기가 길어지는 등 수요 부진을 포함해 위험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이키 등 소비재 기업의 실적부담도 커 

우려가 커지는 부분은 단지 IT주 뿐만이 아니다. 

소비재 기업인 나이키의 경우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시간외거래에서 9% 이상 급락했다. 

달러 강세로 인해 해외 실적에 대한 타격이 컸고, 공급난 등으로 인해 물류비 부담이 커진데다, 리오프닝 후 급증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할인 판매를 늘리면서 마진이 악화된 데 투자자들이 초점을 맞춘 탓이다. 무엇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매출이 급감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금리와 킹달러, 그리고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IT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전반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흐름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달러 강세에 따른 실적 추정치 변화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제이크 졸리 BNY멜론 수석 투자 전략가는 "앞으로 몇 주 동안 기업 실적 추정치가 얼마나 가파르게 하락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10월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 역시 펀더멘털 우려를 가중시킨다"며 "3분기 실적의 경우 충분한 하향 조정으로 쇼크는 제한적이나 2023년 가이드라인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