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관광명소였던 철로변 카페거리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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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관광명소였던 철로변 카페거리의 아이러니
  •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 승인 2022.09.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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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따라 우후죽순 카페거리…안전사고 위험 커
하노이 철로변 카페거리. 사진=강태윤 통신원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의 하노이 기차역에서 철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간 이동하면, 하노이 구도심 중심부인 디엔비엔푸(Dien Bien Phu)길-풍흥(Phung Hung)길간 철로 구간 양쪽으로 노점 카페들이 줄지어 자리잡은 지역이 있다. 열차가 주택가 중심을 느리게 통과하는 풍경이 지난 2014년 외신을 통하여 소개된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관광지가 됐다.

하노이 철로변 카페거리라고 불리는 이 거리는, 약 500m 정도 이어진 철길을 따라 양옆으로 음식료 및 주류를 판매하는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으며 특히 야간에는 밝은 조명을 밝히고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베트남 문호가 다시 열리고서, 특히 동남아시아의 특이한 관광거리를 찾아온 웨스턴 관광객들을 포함하여, 매우 많은 관광객들이 밤 늦은 시간까지 이 철로변 카페거리에 모인다.

이 카페거리에는 각 상점마다 열차가 지나가는 시간이 표시돼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이 되면, 상점 주인들은 관광객들이 철로쪽으로 나오지 않게 주의를 주고, 관광객들은 열차가 지나가면 환호성을 지르면서 사진을 찍는다. 
철로 바로 옆에 앉아 눈 바로 앞으로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특이한 경험일 수 있지만, 필자가 경험했을 때의 느낌은 잠시만 부주의 하면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사진 찍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강태윤 통신원

이런 유명한 철로변 상점거리가 베트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65km 정도 떨어진 사뭇송크람 주에는 매끌롱(Mae Klong)기찻길 시장이 있다. 이 기찻길 시장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이 기찻길 시장의 별명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시장’이다.

베트남 철도공사는 하노이 철로변 카페거리가 위험하다는 판단 하에 하노이시 당국에 카페거리의 폐쇄를 요청하였고, 하노이시 당국은 지난 17일부터 카페거리 폐쇄를 결정하고 철도안전 규정을 위반한 업소 30곳의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카페거리 진입로인 철도 건널목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고 통제요원이 배치되어 관광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철로변 카페거리가 갑자기 폐쇄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아쉬워하는 관광객들이 일부러 더 찾고 있다는 소식이며, 이 때문에 당국의 폐쇄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사고에 대한 후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 18일 오후 통제요원의 눈을 피해 몰래 바리케이트를 넘어 선로로 들어가 한 외국인 관광객이 마주오던 열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다 열차에 부딛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이 이 관광객은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채 황급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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