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0선도 아슬아슬한 코스피...바닥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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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0선도 아슬아슬한 코스피...바닥 어딜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26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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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추가 하락 가능성 열어놔야"
최악의 경우 1900선대로 밀릴 수 있어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바닥이 어디일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바닥이 어디일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2300선을 내줬던 코스피 지수는 26일 오후 12시 현재 2230선을 위협하고 있고, 코스닥 지수는 3% 이상 급락하며 700선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등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바닥이 어디일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감 속 글로벌 증시 일제히 부진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감이다. 

특히 지난 주말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이 이같은 우려감을 더욱 부각시키기도 했다. 영국의 신임 총리인 리즈 트러스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놨는데, 이것이 영국의 재정에 대한 우려를 자극한 것이다. 이는 파운드화 가치 급락 및 영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연결됐는데, 영국의 위기가 여타 유럽 국가들로 전이될 위험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영국 파운드화의 급락은 달러의 초강세 현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9원까지 치솟았는데,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빨리 1450선에 도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원화 추가 약세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부의 환율 방어 정책도 큰 실효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빨리 1450원 선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추가 하락 가능성 열어둬야"

원화 약세로 외국인 매도 물량이 더욱 매섭게 출회될 경우 주식시장의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은 현재 제한적인 규모로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패닉 셀링이 나타나지 않고 있고, 공포지수(VKOSPI) 등 일부 지표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VKOSPI 등 변동성 지표가 크게 확대된 것이 아니어서 지수의 추가 하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현재 VKOSPI 지수는 22.93을 기록중이다. 지난 6월 중순 26선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미 S&P500 지수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 또한 29선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34선까지 확대된 바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실질 금리가 10년래 최고치로 급등하고, 다우지수는 직전 저점을 하회했지만 변동성 지수인 VIX는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 바닥 징후가 없다고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 증시의 부담이 되고 있는 미 2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4.2%까지 올랐으나 여기서 더 치솟을 경우 S&P500 지수의 하단은 3420선, 코스피 지수의 하단은 2100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글로벌 경기 쇼크가 없는 상황 하에 미 2년물 국채금리가 2023년 기준금리 중간값인 4.6%까지 상승한다면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2배까지 하락 가능하다"며 "이를 적용할 때 하단은 3420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 코스피 지수는 2003~2004년과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 형성이 가능하다"며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 0.79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하단은 2100선"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이익 전망을 하향조정할 경우에도 코스피 지수의 하단은 더욱 내려간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 연준은 이미 2022년,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9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고, 점도표 레벨을 큰 폭으로 상향했다"며 "통화정책 완화를 기대하기보다는 당초 예상했던 것 대비 더 큰 경기충격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경기 경착륙과 침체 가시화로 인한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반영한다면 코스피 락 바텀(진바닥)은 2050선으로 추정한다"며 "주당순이익(EPS)이 264.7원에서 250원으로 낮아진 결과로, 지난 7월 초 지지력을 보여줬던 12개월 선행 PER 3년 평균은 2320선에서 2130선대로 레벨다운됐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S&P500 지수와 코스피의 내년 실적이 올해와 비슷해지고 현재의 PER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S&P500은 3300선, 코스피는 2130선으로 계산된다"며 "내년 경기침체 하에 기업이익이 5~10% 감익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S&P500은 3000~3100선, 코스피는 1900~2000선으로 지수대가 더 내려간다"고 말했다. 

급락 후 반등 가능성...주식 모아야 할 때라는 의견도 

다만 급락 이후 반등 가능성은 있다. 

이경민 스트래티지스트는 "아무리 강력한 하락추세라고 하더라도 급락 이후 데드캣 바운스(폭락 후 일시적 반등)는 반드시 나타난다"며 "FOMC 충격으로 단숨에 전저점을 이탈한 주요국 증시는 이를 계기로 단기 반등을 모색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허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반전의 계기는 연말 혹은 내년 초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및 인플레 심리는 예상보다 빨리 진정될 가능성이 있고, 4분기에는 긴축의 정점을 지나면서 일부 제조업 관련 지표도 바닥 국면을 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국내증시가 미 증시에 비해 먼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식을 모아가야 할 때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은 소재와 반도체 같은 중간재의 비중이 높아서 경기가 돌아설 때 이익률이 빨리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보다 먼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확산 직후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보다 먼저 반등한 사실은 한국 시장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 코스피의 고점 또한 S&P500 지수보다 6개월 앞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고민의 범위를 글로벌 경기와 주가지수로 좁힐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금리피크 시점이 가시화되면 경기침체의 기간과 폭이 결정될 것이고, 미 증시의 추가 하락폭과 반등시점 및 국내 주식시장의 저점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글로벌 경기에 가장 예민한 반도체, 소재 등 중간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침체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침체의 기간이 길지 않고 폭이 깊지 않을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좋아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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