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실과 동떨어진 HDC현산의 '광주화정아파트 주거지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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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실과 동떨어진 HDC현산의 '광주화정아파트 주거지원대책'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9.23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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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뒤로 늦춰진 입주예정일
당장 거주지 마련이 관건
1억원 남짓 자금으로 광주서 전셋집 구하기 어려워
유태영 산업부 기자
유태영 산업부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2027년 12월'

올해 1월 건물붕괴 사고로 무너진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에게 현산이 약속한 새로 짓는 아파트 입주예정 날짜다. 기존 입주예정일은 2022년 11월이었다. 입주예정자들이 청약당첨 문자에 설레면서 기다렸던 그 시간은 61개월(5년 1개월) 뒤로 미뤄지게 됐다.

부실시공, 재재하도급 등 수많은 원인들이 모여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건물붕괴사고가 발생한지도 8개월이 지났다. HDC현산은 사고발생 후 실종자수습, 피해자 유가족과 보상 합의, 건물 철거후 재시공 계획발표 등을 거쳐 사고수습을 하나씩 진행해 나갔다.

입주예정자와의 주거지원 대책방안을 놓고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는 1·2단지 총 8개동 아파트 705가구 및 오피스텔 142실 등 총 847가구다.

사고없이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됐다면 오는 11월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사람들은 앞으로 5년간 살 집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 2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집회에 참석자 중엔 11월 입주에 맞춰서 지난 8월에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도 있었다.

입주 전까지 낡은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신혼부부의 첫 보금자리를 꾸밀 계획에 부풀어 있던 이들 부부의 꿈은 5년뒤로 미뤄졌다. 남편 박 모씨는 "이미 HDC현산에 납부한 중도금을 대출로 마련한 터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묶여 전셋집 마련을 위한 추가 대출도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HDC현산이 주거지원비로 무이자로 빌려주는 1억 남짓의 돈으론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재 이들이 큰 고민이다.

사고는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마땅한 피해보상을 해야한다. 이날 집회 단상에 올라온 발언을 한 입주예정자들은 공통적으로 "대기업이니까 제대로 보상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사고 수습이 끝날때까진 현산을 믿고 기다려보자"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후 8개월, 입주예정일로부터 2개월 전까지 믿고 기다린 대가는 현산의 '양자택일' 주거지원 대책이었다.

2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 집회 모습.
2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광주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 집회 모습.

예비입주자들이 3차례의 상경집회를 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19일부터 접수 받고 있는 주거지원 종합대책 핵심은 기납부된 중도금을 돌려받고 난 뒤 현산이 대위변제해주는 방식이다. 예비입주자들은 이를 놓고 "지체상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예비입주자 이 모씨는 "받아들일 수 없는 지원책이기 때문에 현산 측의 문자나 전화 모두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과 기납부된 중도금(4회차)에 대한 지체상금은 가구당 약 1억원에 달한다. 반면 계약금에 대해서만 지체상금을 매기게 되면 1800만원에 그친다. 

지난 5월 정몽규 HDC그룹 회장(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철거후 재시공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무너진 신뢰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그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선 5년 뒤로 미뤄진 입주예정자들에게 적절한 주거지원대책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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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 2022-09-24 22:12:28
진실만을 보도해주셔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