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자' 무신사의 '실험적 오프라인 매장'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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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자' 무신사의 '실험적 오프라인 매장' 전략, 통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2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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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지난해 인수한 29CM 오프라인 매장 '이구성수' 오픈
실험적 오프라인 매장 속속…소비자 접점 넓힌다
29CM 플래그십 스토어 '이구성수' 외관. 사진제공=29CM
29CM 플래그십 스토어 '이구성수' 외관. 사진제공=29CM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오프라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무신사의 두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을 선보이고 이달 초 자회사 무신사 트레이딩을 통해 '엠프티'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인수한 셀렉트샵 29CM의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이구성수'를 오는 24일 오픈한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오프라인 실험'을 계속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29CM의 정체성 체험할 수 있는 '이구성수'

성동구 성수동에 자리한 이구성수는 소비자가 29CM의 강점인 ‘큐레이션'과 ‘스토리텔링'의 가치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매장이다.

매장은 103평 규모(340 ㎡)이며 총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쇼룸과 전시장으로, 2층은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구성수의 가장 큰 특징은 매장 내 현장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매장 곳곳에 마련된 QR코드를 통해 29CM 앱에 접속한 뒤 온라인으로 구매해야 한다.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29CM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2층에 마련된 피팅룸에서 매장에 비치된 상품을 착용해보는 것은 가능하다.

'이구성수'에 마련된 양지윤 작가 전시. 사진제공=29CM
'이구성수'에 마련된 양지윤 작가 전시. 사진제공=29CM

이구성수는 매거진처럼 계절마다 하나의 아이템을 주제로 선정하고, 이와 관련된 브랜드와 작품, 아티스트를 큐레이션해 소개한다. 계절 변화에 따라 상품 배치는 물론 피팅룸 컨셉 등 세부 인테리어에도 변화를 준다는 방침이다. 오픈 시점에는 ‘처음 만나는 가을 : 스웨트셔츠'를 주제로 29CM MD들이 직접 큐레이션 한 패션·라이프 상품들이 쇼룸에 전시된다. 마르디 메크르디, 네이더스, 프렌다 등 독창적인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스웨트셔츠를 만나볼 수 있다. 

29CM의 간판 콘텐츠인 'PT(온라인 프레젠테이션)'도 오프라인 형태로 첫 선을 보인다. PT는 하나의 브랜드를 집중 조명하여 그 스토리와 철학을 깊이 있게 다루는 미디어 채널이다. 이구성수의 첫 PT 브랜드로는 ‘뉴발란스’가 선정되어 뉴발란스의 브랜드 스토리, 다양한 운동화 모델 등으로 2층 공간을 채웠다.

하태희 29CM 브랜딩팀 수석 팀장은 “성수동은 29CM의 핵심 타깃인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있는 공간이자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29CM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구성수를 통해 고객들이 29CM를 더 가까운 곳에서 더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5월 스타일쉐어·29CM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후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다 지난달 스타일쉐어를 자사 내 사업본부로 통합했다. 29CM는 아직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지만 무신사, 스타일쉐어 직원들과 함께 성수동 신사옥에서 근무하게 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새로운 공간에 무신사, 스타일쉐어, 29CM 직원들이 처음으로 한데 모여 각 서비스간 통합과 독립적 운영의 계속된 실험으로 서비스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양하게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의 품에 들어간 이후 29CM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82% 늘어난 2600억원을 돌파했다. 이구성수는 29CM 오프라인 사업의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플랫폼으로 도약할까

무신사는 최근 실험적인 오프라인 매장을 속속 오픈해왔다.

지난해 5월 홍대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7월에는 2호점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을 선보였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에서도 의류 판매와 함께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강남점의 경우 오픈 한 달간 약 8만 5000명의 고객이 방문했다. 지난 5월에는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를 오픈하면서 소비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무신사 테라스 성수'를 마련했다. 무신사 테라스에서는 카페 공간과 함께 입점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를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 트레이딩의 '엠프티' 매장 외관. 사진제공=무신사 트레이딩

무신사의 자회사인 패션 비즈니스 전문 기업 '무신사 트레이딩'은 이달 초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한 온·오프라인 셀렉트샵 ‘엠프티(E(  )PTY)’를 오픈했다. 엠프티의 오프라인 매장 역시 성수동에서 문을 열었다. 매장은 총 190평 규모의 4개 층으로, 약 70%를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으로 채웠으며 나머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했다.

29CM도 이구성수 오픈에 앞서 지난 8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 ‘이구갤러리(29CM GALLERY)’를 열었다. 입점 브랜드 소개에 집중한 점이 이구성수와 구별된다. 무신사는 올해 안에 29CM의 세 번째 오프라인 프로젝트도 공개할 예정이다.

무신사가 오프라인 실험을 계속하는 것은 제품을 입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오프라인 매장의 체험형 요소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또 무신사의 오프라인 전략은 온라인의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의 수요는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윈윈'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구입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나, 오프라인에서 체험해 본 제품을 QR코드로 온라인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막강한 MZ팬덤을 확보한 플랫폼"이라며 "직접적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층을 넓히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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