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호의 대중문화 읽기] BTS와 병역, 그 불확실성의 마무리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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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대중문화 읽기] BTS와 병역, 그 불확실성의 마무리는 어떻게?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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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칼럼니스트] BTS의 병역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많다. 분명한 원칙은 한국에서 국방은 국민의 의무다. 남자는 특히 병역으로 그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현역 대상이 되든 제외되든 법에서 근거한 절차를 따라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일부는 현역 복무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병역법에서 근거한 기준의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 ‘예술체육요원’이 된 예술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이 그렇다. 다만 훈련소에 입소해 기본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고 일정 기간 자기가 몸담은 분야에서 봉사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아예 면제가 아니지만, 병역 혜택인 것은 분명하다. 

연예인의 군 복무

과거 연예인의 병역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때 유승준으로 활동했던 ‘스티브 유’ 사례가 그렇다. 그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대중으로부터 ‘아름다운 청년’과 같은 별명을 얻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2년 그는 미국 국적이 돼 병역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이는 병역기피를 위한 의도적 행위로 인식되었다. 결국 한국 정부에서는 그를 유승준이 아닌 미국인 스티브 유로 칭하며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염려가 있다”며 입국 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스티브 유는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멀어졌고 대중의 관심 대신 비난만 얻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병역기피자로 분류되며 관련 이슈가 생길 때마다 그의 언행이 소환되곤 한다.

문희준은 반대 케이스다. H.O.T의 핵심 멤버로 커다란 팬덤을 형성했지만 안티도 많이 있었다. 그 사태는 팀 해체 후 문희준이 ‘로커’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그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이를 다룬 기사에는 수십만 건의 악플이 달리기도 했다. 심지어 치욕스러운 별명으로 불리는 등 문희준은 한때 조롱거리가 되었었다.

문희준을 희화하는 현상은 그가 군대에 입대하면서 사라졌다. 그에게 이른바 ‘까방권’, 즉 까임 방지권이 생긴 것이다. 문희준은 군대에 현역으로, 그것도 연예병사가 아닌 일반병으로 입대한 것이 대중에게는 진정성으로 비쳤다.

이렇듯 연예인들의 병역은 한국 대중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사안이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인기 높은 연예인의 병역은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게 된다. 지금의 BTS처럼.

BTS 병역특례의 찬반을 논하는 사정들

BTS가 군대에 입대해 공백 기간을 가지게 된다면 전 세계의 팬들, 즉 ‘아미’가 아쉬워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미 못지않게 한국의 정치인들과 관료들도 아쉬워하는 듯하다. 

그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축구 대표팀이 병역특례를 받게 되자 하태경 의원이 방탄소년단도 국위선양을 했다면서 병역특례에 대해 발언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

지난 4월에는 국민의 힘 성일종 의원이 BTS의 병역특례를 국회에서 논하겠다 밝히기도 했고, 5월에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은 국위 선양한 이들에게 혜택을 줘야 한다며 BTS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인 BTS가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대통령실에 공개적으로 건의했다.

이런 가운데 BTS에게 병역특례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공개적으로 흘러나왔다. 

방송인 허지웅은 지난 12일 그의 SNS에서 “면제라는 단어의 숨은 함의를 되새길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병역이 일종의 징벌로 기능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특혜를 주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고 의견을 밝힌다.

평론가 임진모도 지난 20일 한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BTS가 거둔 실적이 어마어마한 걸 인정 한다”면서도 “하지만 병역특례, 즉 면제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정작 BTS 멤버들은 물론 소속사 측에서도 병역특례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밝혔었다고.

그룹 BTS

아무튼, 원칙은 원칙

한편 지난 22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중문화 예술인도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BTS를 염두에 둔 주장에 대해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측면에서 병역특례, 정확한 용어로 '보충역 대체복무'의 확대는 곤란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TS 또한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그런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BTS의 군 복무, 혹은 병역의무 이행은 현실로 향하는 듯싶다. 

한때 이들의 군 복무와 관련해 신박한(?) 아이디어가 돌아다녔다. BTS 멤버들이 한날한시에 함께 입대해서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독도경비대에서. 그러면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될 것이고 일본의 대응은 궁색해질 거라는 것.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다. 독도에는 경찰이 근무하는데 현재 병역전환 복무의 하나인 의무경찰 제도는 폐지돼 더는 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에는 BTS가 병역의무를 명예롭게 이행하기를 바라는 대중들의 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BTS의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는 팬덤 입장에서는 빠른 시일 안에 불확실성이 사라지기만 고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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