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말고는 없다더니..." 국채 수익률 급등에 증시 매력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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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말고는 없다더니..." 국채 수익률 급등에 증시 매력 '뚝'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20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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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A는 옛 말...미 국채 수익률 급등에 증시 매력도 떨어져
한국증시서도 개인 투자자들 소극적 태도 두드러져
미 국채 수익률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국채 수익률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급반등을 이어가던 시기 시장에서 한 동안 회자되던 말이 있다. 

TINA(There is no alternative.)가 바로 그것이다. '주식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뜻의 이 말은 주식시장이 빠질 때마다 시장에 회자되면서 저가 매수세를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미 국채수익률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더 이상 'TINA'는 옛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TINA는 옛 말...미 국채 수익률 급등에 더 주목"

19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시장에서의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보다 항상 높았기 때문에 TINA라는 말이 회자됐지만, 올 들어 이러한 역학 관계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미 국채수익률은 급등세를 펼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한 때 3.516%까지 올라섰는데, 이는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3.94%까지 치솟으며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이미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차례나 밟은데다,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100%에 달해 사실상 강경한 긴축 기조를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이같은 매파적 자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현재 S&P500 종목들 중 배당 수익률이 2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종목의 비율은 16%에 채 미치지 못한다. 지난 18일 기준 10년물 국채수익률(3.489%)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의 비율은 20% 미만이며,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던 트러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케이티 닉슨은 "많은 투자자들은 지금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다른 곳에서는 이같은 수익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내가 정말 그러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하더라도 이것이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현재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이슈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 얼마나 높아질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이 일정 수준 빠졌다 하더라도 저가 매수세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WSJ은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고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얼마나 오래 갈지에 대한 명확성을 갈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개인 투자자들 소극적 태도...주식 상대 매력 감소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한국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일주일 전 대비 각각 21.6bp, 17.2bp씩 올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리상승은 주식의 할인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할인율 상승은 주식 투자에 있어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 투자 유인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최근 12개월 정기예금 신규 금리와 비교하더라도 시중은행은 3%대 중후반, 저축은행은 4%대 초반을 제시하는데, 예금금리의 후행성을 감안하면 금융상품으로써의 주식의 경쟁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기대수익률과 금리형 상품 수익률의 갭은 빠른 금리 상승으로 좁혀지고 있다"며 "갭이 축소된다는 것은 주식의 상대 매력 감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이를 반영해 소극적 태도로 나서고 있으며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도 실적 성장 자체가 뒷받침되면 주가가 상승했던 사례들이 있었던 만큼 이같은 종목군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TINA라는 역학이 시중금리 상승세로 인해 소멸될 것이라는 의견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며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때가 과거 여러 차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 기준금리 인상기에서도 실적 성장 자체가 뒷받침되면 할인율 부담을 상쇄하고 주가가 상승했던 사례들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금리 고점을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3분기 실적시즌에서 견조한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업종 및 종목군(자동차, 기계, IT 등)을 찾는 작업도 병행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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