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 경기침체 경고에 증권가는 "UPS를 보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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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 경기침체 경고에 증권가는 "UPS를 보라"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19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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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덱스보다는 UPS가 미 경기상황 잘 반영
UPS는 비교적 안정된 흐름 보여 
일각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와
증권가에서는 페덱스의 경고의 목소리에 시장이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페덱스의 경고의 목소리에 시장이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20~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례 연속의 자이언트 스텝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강도높은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페덱스가 경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다우운송지수가 52주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자,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페덱스의 경고의 목소리에 시장이 지나치게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페덱스 경기침체 경고에 다우 운송지수도 급락

세계 최대의 특송 업체 중 하나인 페덱스는 글로벌 물동량 감소 등을 이유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페덱스는 지난 16일 8월에 끝난 1회계분기의 주당순이익(EPS)이 3.44달러를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5.14달러)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었다. 페덱스는 2분기 조정 EPS가 최소 2.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5.48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이후 라즈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최근 글로벌 화물 운송량이 광범위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전 세계에 걸쳐 모든 분야에서 운송량 하락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덱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이날 페덱스 주가는 20% 급락했는데, 이는 다우존스 운송 평균 지수를 52주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운송기업들은 경기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다우 운송지수의 흐름은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사용된다. 다우 운송지수의 급락세는 시장에서의 경기침체 우려를 부각시키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국내증시 또한 이같은 흐름의 영향으로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98% 내린 2359선에 거래중이다. 

증권가 "페덱스보다는 UPS가 미 경기상황 잘 반영"

증시 전문가들은 페덱스의 경고에 주목하면서도 이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페덱스의 경우 유럽 비중이 높은 상황인 만큼 최근 유럽의 경기 부진 영향을 고스란히 떠앉게 됐다는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페덱스는 2016년 독일 TNT 익스프레스를 44억유로에 인수하며 유럽 비중을 확대했다"면서 "최근 유럽 경기의 부진 영향을 고스란히 떠앉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페덱스는 미국 내 육상 운송의 경우 운전자들을 개별 계약 형태로 고용하고 있는데 최근 운전자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 

허 애널리스트는 "유럽 비중이 높고 근로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페덱스 자체 문제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할 때 경쟁업체인 UPS가 오히려 현재 미국의 상황을 더욱 객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UPS는 미국 내 매출 비중이 높은데다, 단체 계약 형태를 통해 업계 내 높은 임금 수준을 유지, 운전자 부족 문제가 덜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가에서도 양사는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기준 페덱스 주가는 37% 폭락했으며, UPS 주가 하락률은 17% 수준이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UPS가 S&P500을 더 잘 설명한다"며 "UPS도 7월 초를 고점으로 12개월 EPS는 한 단계 레벨다운 됐으나 7월 말 이후 저점 기록 후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UPS의 경우 어려운 매크로 환경 속에서 관리를 잘 해가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천 웨더비는 "UPS가 매크로 역풍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가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페덱스의 경고를 상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또한 다우운송지수의 약세로 인해 위축된 투자심리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기둔화 확실한 신호" 의견도 나와 

그러나 일각에서는 페덱스의 경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쿼트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연구원은 "이는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신호"라며 "앞으로 다가올 분기에 대해 우리가 볼 수 있는 일련의 경고 중 첫 번째일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칼 리카돈나는 "더 많은 기업들이 경기둔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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