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업그레이드 마친 이더리움...향후 흐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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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 업그레이드 마친 이더리움...향후 흐름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9.16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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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획기적 변화의 발판 마련" 
머지 완료 후 이더리움 가격은 큰 폭 하락
개리 겐슬라 SEC 위원장 "지분증명 방식, 증권성 테스트 통과해야 할 수도"
이더리움이 대규모 업그레이드 '머지'를 완료한 가운데 향후 흐름에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더리움이 대규모 업그레이드 '머지'를 완료한 가운데 향후 흐름에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 '머지'가 완료됐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기본 내용은 이더리움의 작동 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방식에서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업그레이드 완료 이후 이더리움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류 금융에서 암호화폐가 더 많이 채택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핵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미 규제당국의 감시 강화 가능성도 제기돼 향후 흐름에 주목된다.  

이더리움, 머지 통해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인 '더 머지(the Merge)'가 최종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주요 내용은 작업증명 방식을 지분증명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작업증명 방식이란 채굴업자들이 각자의 컴퓨터를 활용해 경쟁적으로 검증을 수행하는 방법이다. 지분증명 방식은 누가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토대로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컴퓨터를 돌릴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지분증명 방식은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작업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테린 또한 트위터를 통해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세계 전력 소비량을 0.2%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분증명 방식은 에너지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수수료가 감소하는 등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된 비트코인과는 달리 이더리움은 무제한으로 채굴이 가능해 인플레이션에 더욱 취약하다는 평가도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머지' 성공으로 이더리움 공급량이 줄면서 이같은 우려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상에서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더 머지'를 성공함에 따라 네트워크 상에서 거래를 더 빠르게 하고,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더 많은 업그레이드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머지 기대감에 이더리움 가격 급등했으나 완료 이후엔 급락 

획기적인 변화의 발판으로도 일컬어지는 '머지'에 대한 기대감은 이더리움 가격을 상당폭으로 끌어올렸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더리움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린 시기에도 탄탄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점 또한 이에 대한 기대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6월 저점 대비 한 때 75% 가량 올랐는데, 이는 비트코인이 같은 기간 15%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머지가 완료된 후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전일대비 8% 이상 급락한 1480달러대에 거래중이다. 

이더리움의 가격은 합병 완료 이후 하락했으나 이는 '뉴스'에 팔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더리움 합병 완료 이후 로빈후드 등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강세를 보인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로빈후드는 이날 4.4%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장중 한 때 급등세를 펼친 후 1.8%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포브스는 "이더리움의 머지 성공으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가 장중 급등세를 펼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 규제 당국 감시 강화 가능성 제기..업그레이드 이후 갈 길 멀어

일각에서는 머지 업그레이드로 인해 미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 이더리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예치(스테이킹·stak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화폐와 거래소 같은 중개업체 등은 증권법에 따라 '하우이 테스트'(howey test)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특정 암호화폐를 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지분증명의 핵심인 스테이킹을 적용한 암호화폐와 스테이킹 서비스가 증권성을 판단하는 테스트의 대상이라고 말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SEC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지속해왔으나, 이번 이더리움의 지분증명으로의 작업 전환으로 인해 이더리움에 대한 SEC의 태도가 바뀔지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그레이드를 완료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기 위한 이더리움의 수년간의 노력은 블록체인 개선의 어려움을 강조한다"며 "네트워크 처리 속도는 여전히 느린 속도와 높은 비용으로 방해받고 있으며, 비평가들은 이것이 시스템의 성장 능력을 제한한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더리움이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긴 했으나 이후에도 여러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업그레이드 이후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며칠간 네트워크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티르 캐피털의 에두아르 힌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것은 복잡한 과제"라며 "머지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일 뿐, 향후 서너개의 단계가 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2~3년간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좋은 것, 나쁜 것, 놀라운 것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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