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1380원대 돌파한 환율 어디까지…에너지·인플레 이슈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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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1380원대 돌파한 환율 어디까지…에너지·인플레 이슈가 좌우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9.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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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달러·원 환율 1380.8원에 마감
영국 국채 발행으로 미국채 금리 급등
오는 13일 미 소비자물가지수 8.1%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를 돌파하면서 강달러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이번주 외환시장에서는 곧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4원 내린 1380.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375.5원에 개장해 138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전날(7일)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5원 급등한 1384.2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5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달러·원 환율 변동 범위를 1370~1400원대로 예측했다.

러시아-서방 간 에너지 이슈가 환율 상승 자극

전문가들은 지난주 환율 급등의 원인이 러시아와 서방 간의 에너지 갈등이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유럽의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이어가면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러시아는 독일로 이어지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1' 운영 재개를 하루 앞두고 문제가 발견됐다며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이어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를 풀 때까지 가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영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증하면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8일 하원에서 일반 가계가 1년 부담하는 에너지비 상한을 2년 동안 2500파운드(약 400만원)로 동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2500파운드 동결은 이미 책정된 3500여 파운드 차액만큼 정부가 대신 부담한다는 것으로, 다른 여유 재원이 없기에 국채를 발행해 조달해야 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연구원은 "영국이 막대한 국채를 발행하면 공급 증가로 이어져 금리가 급등하기 때문에 국채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며 "영국이 국제금융의 중심이기 때문에 영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 미국도 국채 금리가 상승해 글로벌 달러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달러·원 환율이 많이 오른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주 역외에서는 환율이 139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국 8월 CPI 8.1% 예상…전월 대비 둔화

이번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8월 CPI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CPI 상승률이 둔화된 이후 물가가 계속해서 하향 안정화될지와 근원물가 흐름이 연준의 긴축 행보와 관련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미국 CPI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동월비 8.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월(8.5%)보다 둔화된 것으로 6월 수치를 정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은 크게 에너지 가격과 식품, 주거비용 등으로 요약해볼 수 있는데 이 중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국제유가의 흐름을 고려할 때 에너지 가격의 오름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주거비용을 중심으로 서비스 물가의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그 기울기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근원물가의 상승과 함께 헤드라인 물가의 둔화세가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레벨에 대한 부담이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다시 높일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할 때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결과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는 제한적일 수 있으며 연준 긴축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13일 美 CPI, 14일 美 PPI 발표

오는 12일은 대체공휴일로 한국 외환시장이 휴장한다. 이어 13일에는 미국 CPI가, 14일에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15일에는 미국 산업생산, 16일에는 중국 실물지표가 공개될 예정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욕 연은의 전세계 공급난 지수는 2021년 초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의 경우, 최근 사우디의 감산 발언 등으로 95달러대까지 상승했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유럽과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경기 모멘텀 둔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7월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은 과도한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이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경로는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백 연구원은 "지난주 환율 급등은 러시아의 보복조치에 따른 불안감에 의한 것이었다"며 "5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이후 가라앉는 흐름이 나와 관련된 시장의 우려는 조금 가라앉고 대신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는 미국 CPI와 그 다음주 FOMC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시장이 방향성을 찾는 국면으로 나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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