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속도 완화에 대한 시장 기대감 차단에 주력하고 있어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20~21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날카로운 매의 발톱을 드러낸 가운데,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도 세 차례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연준 위원들 역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9월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WSJ "연준, 9월 FOMC서 0.75%포인트 인상할 듯"
7일(이하 미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다가오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는데, 연준 위원들이 이를 뒤집는 발언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4%로 반영됐다. CNBC에 따르면, 오전 한 때에는 82%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장이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점점 더 무게를 싣는 이유는 연준 위원들이 긴축을 강조하는 연설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금리인상 규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으로 임명된 마이클 바 역시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위험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위험보다 더 큰 우려로 보인다"며 "금리인상은 경제에 약간의 고통을 줄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훨씬 나쁜 고통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바 부의장이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공개발언이었다.
이같은 발언들은 앞서 잭슨홀에서 파월 의장이 "우리는 그 일(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끝났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상을 계속 할 것이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9월 0.75%포인트 인상 후 남은 두차례는 소폭 인상할 듯"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매우 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는 "연준의 다음 회의에서 75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인상이 매우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올 들어 네 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 기준금리는 2.25~2.5%까지 올랐다.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4% 수준까지, 즉 현 수준보다 약 1.5%포인트 더 높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9월 FOMC를 포함해 올해 말까지 남아있는 통화정책 회의는 총 세 차례다.
WSJ은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후 다음 두 번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소폭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달 18일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4%로 올리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찬성한다"며 "나는 비교적 빨리 그것(금리인상)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말까지 1.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남은 세 차례 통화정책회의에서 0.5%포인트씩 각각 인상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보다는 공격적인 접근이 더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연준 위원들, 긴축 필요성 시장에 전달하려 애써"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초 주식시장의 랠리에 대해 연준 위원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파월 의장은 7월 FOMC 회의 당시 연준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인상을 늦출 것임을 시사한 바 있는데, 시장은 이를 반기며 금리인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8월 초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은 곧장 랠리를 펼쳤다.
WSJ은 "연준 위원들은 시장이 회복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다"며 "주식시장의 랠리는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한 연준의 일부 노력을 무산시킬 위험을 높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8월 중순 기준 30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45%로, 7월(5.82%)에 비해 하락했다. 이후 잭슨홀 미팅에서의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에 이어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면서 지난주에는 5.94%까지 올랐다.
팀 듀이 SGH 매크로어드바이저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은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그들의 생각을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서는 것 또한 그들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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