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하락까지"…대형마트, 점포 리뉴얼로 활기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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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하락까지"…대형마트, 점포 리뉴얼로 활기 되찾을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0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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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경쟁'으로 수익성 타격 우려
성장 둔화에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
경쟁력 되찾기 위해 점포 리뉴얼 박차
홈플러스 당당치킨.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당당치킨. 사진제공=홈플러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초저가 경쟁'에 나선 대형마트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리오프닝에 이어 여름 특수로 백화점, 편의점 등의 유통 채널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의 성장은 정체된 모습이다. 사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신용평가사들도 주요 대형마트 업체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줄하향

산업통상자원부의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7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합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0.2% 늘었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편의점의 매출 성장률이 각각 31.6%, 10.4%를 기록한 것에 비해 성장폭이 좁다. 

특히 대형마트 업계는 평년보다 이른 추석에 발맞춰 7월부터 추석 선물세트 등을 사전 판매했지만 식품 매출이 지난해 7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방문객수 지표인 구매건수도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집객을 위한 할인 프로모션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마트 3사는 고물가 상황에 맞춰 반값 치킨, 탕수육 등의 상품을 출시하고 최저가 프로모션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할인 등 프로모션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 3사의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이마트는 할인점·전문점·트레이더스를 모두 합한 2분기 매출이 3조 9607억원, 영업손실 1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할인점의 인건비 등이 증가하며 적자를 냈다. 홈플러스의 지난 2021 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매출은 전년보다 6.9% 줄어든 6조4807억원을 기록했으며 1335억원의 영업적자을 냈다. 롯데마트만 적자가 축소했다. 2분기 롯데쇼핑 할인점 사업부문(롯데마트) 매출은 1조 4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최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BBB+'로 내렸다.

한기평은 홈플러스의 등급 하향 조정에 대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응 지연으로 사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등 수익창출력이 저하되었으며, 자산매각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재무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MBK에 인수된 이후 인수금융 상환을 위해 대규모 점포 매각을 진행했음에도 재무 안전성이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다. 안산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을 매각했으나 2022년 5월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696.8%, 57.4%에 달한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낮췄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 이유에 대해 “이마트의 수익성이 부진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며,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인하여 향후 1~2년간 높은 수준의 재무 레버리지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마트의 대형마트 및 온라인 사업 부문의 부진한 실적이 수익성 약화의 주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에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형마트 업계의 실적 부진에 대해 "신규 출점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4인가구 중심 대량구매에서 1~2인가구 중심의 근거리, 소량구매로 구매패턴이 변화하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등의 기회로 점쳐졌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도 사실상 무산됐다. 의무휴업일 폐지를 통해 손익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 업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점포 리뉴얼로 활로 모색

롯데마트 제주점 리뉴얼 신선매장. 사진제공=롯데쇼핑

대형마트 업계는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점포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비식품군을 줄여 다른 유통채널 대비 경쟁력을 갖춘 신선 식품을 확대하고 고객 체험 공간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와인&위스키 전문매장인 '보틀벙커'를 마련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중점을 둔 점포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리뉴얼을 완료한 12개 매장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매출 증가율은 기존점 대비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현재 10개의 점포를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리뉴얼 점포의 매출이 최대 69%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8곳의 점포를 리뉴얼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28곳의 점포 모두 리뉴얼 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다만 계속되는 매장 리뉴얼이 대형마트 업계의 투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투자 비용을 감안했을 때 리뉴얼 오픈한 점포의 성장이 손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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