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사업 키우는 아모레·LG생건, 中 의존도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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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사업 키우는 아모레·LG생건, 中 의존도 낮출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9.06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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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생건 북미 공략 박차
양사 中봉쇄 여파로 실적 악화
中비중 낮은 뷰티 브랜드는 '호실적'
현지 브랜드 인수로 사업 다각화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타타 하퍼' 주요 제품 연출 이미지.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타타 하퍼' 주요 제품 연출 이미지.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화장품 업계 '빅2'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에 이어 코로나19 유행과 봉쇄 조치로 인해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내 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모습이다. 이에 K-뷰티 산업의 주도권이 개편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사업 연이은 타격…사업 다각화 필요성 대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사업에서의 실적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1조 8627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5.5% 감소한 2166억원으로 나타났다. 뷰티(화장품) 사업만 따져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한 8530억원, 영업이익은 57.4% 감소한 933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중국 봉쇄정책 강화는 2분기 내내 중국 현지 사업에 큰 영향을 주었고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은 1조 2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3% 줄었으며 영업손실 109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 봉쇄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사업이 타격을 입은 반면, 북미 시장에서는 매출이 66% 증가했다. 

중국 토종 뷰티 브랜드들의 급성장에 따라 중국 내 'C-뷰티' 열풍이 불면서 K-뷰티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가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색조 화장품을 바탕으로 미국, 동남아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클리오의 실적을 보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클리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1% 늘어난 662억원, 영업이익은 41.7% 늘어난 45억원으로 나타났다.

클리오 역시 중국 사업의 경우 봉쇄 여파로 2분기 매출이 31.6% 줄었지만 미국에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5% 늘어난 30억원을 기록했다. 동남아, 러시아 등의 기타 지역 매출은 지난해보다 181.3%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롬앤'을 보유한 아이패밀리에스씨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일본과 미국에서의 매출이 증가하며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시장 주도권이 중국에서 비중국으로, 럭셔리에서 중저가로, 기초에서 색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애시당초 K-뷰티의 정체성과 경쟁력은 럭셔리·기초가 아닌 혁신성과 가성비였으며 이는 중저가 색조 카테고리에 적합한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K-컬쳐 확산과 함께 전세계 각지에서 K-뷰티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으나 K-컬쳐 확산이 안되고 있는 중국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현지 브랜드 인수…아모레 '클린 뷰티', LG생건 'MZ 인기'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미국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자사 브랜드 '설화수', '라네즈'를 통해 북미 사업을 전개하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미국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운영하는 '타타 내추럴 알케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역삼각 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삼각 합병은 인수기업이 자회사를 세우고, 피인수기업에 해당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도록 하는 인수합병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역삼각 합병 방식은 합병 대상의 기업가치를 유지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유전자 조작이나 합성 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은 자연 유래의 '클린 뷰티' 브랜드로 성장해온 타타 하퍼의 기업 가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타타 하퍼는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브랜드”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더크렘샵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LG생활건강
더크렘샵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미국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현지 진출의 디딤돌을 마련해왔다. 

지난 4월 LG생활건강은 미국에서 인기를 끈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The Crème Shop)'의 지분 65%를 1억 2000만달러(당시 약 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초 및 색조 화장품과 뷰티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더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감성과 'K-뷰티'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활용해 온라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왔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운영하는 '보인카'를 인수했다. 1억달러(당시 약 1170억원)을 투자해 지분 56%를 확보했다. 알틱 폭스 역시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MZ세대 고객을 확보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다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시장 공략은 아직 초입 단계다.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50%가 넘는 만큼 화장품 업종 실적과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중국 경기 및 화장품 소비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광군제 선수요가 시작되는 9월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추세적인 소비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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