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의 '문화보국'과 '프리즈 서울'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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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 부회장의 '문화보국'과 '프리즈 서울'의 성공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9.0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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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5일 성료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문화보국' 성과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문화보국'이 '프리즈서울' 흥행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1970년 출범한 스위스의 '아트바젤'과 1974년 시작한 프랑스의 '피악'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프리즈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번째 교두보로 선택한 '프리즈 서울'이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뒤 지난 5일 초대박 흥행 성공과 함께 막을 내렸다.

올해 처음 출범한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11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한국의 컬렉터 및 미술애호가들을 맞았다. 나흘간 진행된 '프리즈 서울'의 거래액은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리즈 아트페어'는 런던의 미술잡지 '프리즈' 발행인 어맨다 샤프와 매슈 슬로토버가 2003년 런던에서 시작한 세계적 아트페어다. 신인부터 명성있는 작가의 작품이 출시되며 고전과 20세기 거장 작품을 전시하는 프리즈마스터스가 함께 열렸다. 이런 권위와 명성을 바탕으로 2012년 뉴욕, 2019년 LA까지 확장해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아트바젤, 피악과 함께 명실상부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다. 

'프리즈 서울'에 전시된 6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피카소 작품을 관람객들이 사진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리즈 서울'의 일등공신 이미경 부회장

아시아 미술 시장을 대표하는 곳은 홍콩이다. 그럼에도 프리즈는 서울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첫 교두보로 삼았다. 그 이면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공로가 컸다. 

이 부회장을 필두로 CJ그룹과 프리즈의 연결 고리는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엔데버'다. '프리즈 서울'을 주최하는 프리즈는 엔데버 그룹의 자회사다. CJ ENM은 지난해 말 엔데버의 자회사인 제작사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했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약 80%를 9300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엔데버 콘텐트'는 엔데버그룹 홀딩스 산하에서 출범한 글로벌 대형 스튜디오로 국내에선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로 유명하다. 2023년까지 40개 프로젝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프리즈 서울' 역시 '엔데버 콘텐트'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과 엔데버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리엘 에마누엘 엔데버 간 친분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경 부회장은 아리엘 에마누엘 엔데버 최고경영자(CEO) 등 엔데버 측 인사들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외 미술과 엔터 업계의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 부회장은 미국 유학시절을 비롯해 1980년대부터 쌓아온 남다른 글로벌 인맥을 자랑한다. 이런 행보는 1996년 드림웍스 SKG에 11%를 투자하며 설탕 및 밀가루 제조 중심의 CJ 그룹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하는 원동력이됐다. 이 부회장은 드림웍스 인수 이후 오랜 시간 동안 할리우드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데 주력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은 '프리즈 서울' 전야제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 1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전야제에 내외 갤러리와 아티스트, 큐레이터 등 미술계 인사와 영화·음악산업 관계자, 컬렉터 등 300여명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 등 삼성 오너 일가 인사들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방문이 이뤄졌다. 또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멤버 알엠(RM), 뷔를 비롯해 가수 싸이·백지영, 배우 이정재·차승원·유아인·조진웅·주지훈 등 연예계 인사들도 줄을 이었고, 영화감독 윤종빈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외에도 강호성 CJ ENM 대표, 허민회 CGV 대표, 하용수 CJ ENM 스튜디오스 대표, 신형관 CJ라이브시티 대표 등 CJ 그룹 문화예술 계열사 대표들 자리를 빛냈다. 

CJ 관계자는 “프리즈의 최대주주인 엔데버와 관계가 있는 만큼 CJ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이를 축하하고 상호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당시 이미경 부회장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경의 '문화보국'

CJ는 국내 자산총액 기준 재계 10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엔터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재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굵지의 기업들이 엔터사업을 주저하는 건 투자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1995년 미국 영화 제작사 '드림웍스'에 3000억원 지분 투자로 시작된 CJ의 엔터사업은 지난 27년여 동안 2조원을 쏟아 부었다.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없었다면 현실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의 엔터사업을 이끄는 CJ ENM의 엔터부문과 CJ CGV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2020년 이후 개선되고 있다. 

CJ ENM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1조192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중 미디어 부문의 매출액은 722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0% 가까이를 차지했다.

CJ ENM의 미디어 사업 부문은 TV광고와 수신료, 콘텐츠 판매 등으로 이뤄지는데 올해 사업 성장을 이끈 분야는 콘텐츠 판매 영역이었다. 올해 2분기 콘텐츠 판매 사업의 매출액은 3467억원으로 지난해 966억원과 비교해 무려 258.9%나 증가했다. TV 광고와 수신료 매출이 각각 5.9%, 9.6% 증가한 것과도 비교되는 수치다.

콘텐츠 판매 부문의 성장에서 주목할 지점은 엔데버콘텐트의 매출 추이다. 엔데버콘텐트는 전분기 대비 91% 성장한 224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제작비 등으로 적자구간에 있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해 손실 폭을 대폭 줄였다.

업계에서는 엔데버콘텐트의 지식재산권(IP) 제작이 본격화하는 하반기 이후 CJ ENM의 실적 추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미국의 방송 영상 시장 규모는 1768억 달러(221조원)로 국내 방송 산업 매출인 22조원의 10배에 달한다. 여기에 엔데버콘텐트의 북남미 및 유럽 등지의 글로벌 거점을 고려하면 성장 기회는 더욱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가 국내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엔데버콘텐트의 제작이 늘어날수록 CJ ENM의 매출액 성장이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CGV 역시 2분기 의미있는 실적을 냈다.  2분기 연결 매출액은 3185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0%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62억 원으로 적자지속으로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나은 실적을 시현했다. 국내 사업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한 점 등이 유의미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8일 보고서에서 “팬데믹 기간의 부진을 딛고 영업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J ENM 관계자는 “상반기 CJ ENM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며 음악 사업 역시 일본을 중심으로 아티스트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하반기에는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기반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 에미상 공로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제 에미상은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우수 프로그램을 미국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1973년 설립한 국제 티브이 프로그램 시상식으로, 캐나다 밴프 티브이 페스티벌, 모나코 몬테카를로 티브이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3대 방송상으로 꼽힌다.

브루스 파이스너 국제티브이예술과학아카데미 회장은 "이 부회장은 25년 이상 한류를 이끌어온 선봉장으로서 탁월한 비즈니스 통찰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리더"라며 "K-콘텐츠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된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미디어 산업에 대한 헌신을 확인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1월21일 뉴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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