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24시] '공모통한 고속승진' 임태성 기업은행 개봉북지점장..."은행의 사회적역할 실천"
상태바
[지점장24시] '공모통한 고속승진' 임태성 기업은행 개봉북지점장..."은행의 사회적역할 실천"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9.05 16:3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오 인증 시스템 등록자 수 873명 
평생지점으로 지정…고령층 디지털사용 확대
친근한 지점장 이미지로 소통 강화
6월 말 토지보상금 100억원 유치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코로나19가 도움이 됐다. 어디서나 QR코드를 인증해야 했기 때문에 그 김에 어르신들을 적극적으로 한 분 한 분 설득해 바이오 인증 수단도 같이 등록하도록 할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금융소비자에게 핀테크 활용범위를 넓히게 유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은행 지점장을 만나봤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은 최근 은행에서 본인인증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 인증 시스템' 등록자수 전국 1위(기업은행 기준)를 달성한 비결로 적극성과 QR체크인 인증을 꼽았다. 

바이오 인증 시스템이란 개인의 생체정보(장정맥)을 이용해 신분증 등의 인증수단 없이 본인·실명확인이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오른손의 정맥만 등록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고령층 방문객과 단순 입출금 업무가 많았던 개봉북지점은 QR코드 인증을 계기로 바이오 인증 시스템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개봉북지점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방객들이 수기로 명부를 작성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고객들이 보이스피싱 등에 노출될 것을 우려한 임 지점장은 직접 지점 입구에 나와 QR체크인 인증방법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5개월 만에 수기 방문등록 건수가 평균 180건에서 5~7건으로 줄어들자 임 지점장은 다음 단계로 바이오 인증 설득에 돌입했다. 

임 지점장은 "어르신들은 ATM을 이용해 바로 할 수 있는 입출금 업무도 굳이 창구 직원을 통해 처리하기를 원하신다"며 "이러한 분들을 돕기 위해 대기 중인 어르신들께 '손바닥만 있으면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8월 말 기준 기업은행 개봉북지점에 손바닥 정맥을 등록한 이용자 수는 무려 873명에 이른다. 타 지점의 등록수가 평균 두 자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이 직접 정맥을 등록해 바이오 인증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오피니언뉴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이 직접 정맥을 등록해 바이오 인증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오피니언뉴스

10년만의 공모에서 1위 차지...지점장 승진 

기업은행 개봉북지점은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직접 지정한 '평생지점' 중 하나다. 평생지점은 수익성이 적지만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방문이 많은 지점으로 개봉북지점을 비롯해 불광역지점, 삼양동지점 등이 해당된다. 

평생지점의 주요 특징은 ▲일평균 내점고객수 상위 10% ▲창구거래 개인고객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 상위 10% ▲총 여수신 중 개인여수신 비중 상위 10% 등이다. 개봉북지점 역시 하루 방문객 수가 200~300명에 이른다. 직원 수 역시 13명에 이르는 큰 지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개봉북지점을 평생지점으로 지정하면서 지점장 자리를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2011년 이후 10년만에 나온 공모에 두 자리수의 신청자가 몰렸지만, 임 지점장은 경쟁을 뚫고 삼성역지점 팀장(부지점장) 4년차에 개봉북지점 지점장으로 부임했다. 통상 부지점장에서 지점장까지 6~7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실제로 임 지점장은 2015년 기은최고인상을 수상한 '정통 기은인'이다. 2017년에는 강남대로중앙지점에 부임해 실적 하위권이었던 해당 지점을 경영평가 1위의 우수점포로 만들었고, 다음 발령지인 삼성역지점에서는 중위권에서 답보 중이던 경영평가 순위를 상위 2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임 지점장은 "그동안 여러 지점에 근무했고, 특히 문래중앙지점과 구로디지털지점에서 근무한 결과, 개봉북지점과 여건이 유사한 지점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공모에 도전할 수 있었다"며 "영업현황을 세부적으로 파악해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제 개봉북지점은 골목 내에 위치해 신규 고객을 끌기에 어려운 조건에 해당한다. 근처 대중교통인 지하철 1호선 개봉역, 오류동역과는 1.6km 거리다. 2호선 양천구청역까지의 거리도 2.2km로 상당히 멀다. 다만 고령층의 방문만은 꾸준한 추세다.

임 지점장은 "근처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있었지만 거의 통폐합돼 지금은 기업은행만 남은 상태"라며 "이 지점마저 없어지면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라도 지점을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 사진=오피니언뉴스
임태성 IBK기업은행 개봉북지점 지점장. 사진=오피니언뉴스

고령층 이용자 성향 파악해 디지털기기 사용 유도

임 지점장은 "개봉북지점에 부임한 이후 개인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비가 오면 불편을 겪는 방문객들을 위해 본사에 건의해 입구에 지붕을 씌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고민한 것은 고령층 고객의 디지털기기 사용이다. 작은 금액을 입출금하기 위해 창구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의 피로도가 가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임 지점장은 소액으로 다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기초적인 생활용품 등을 이벤트로 제공하면서 '발로 뛰는 교육'에 나섰다. 직접 이용자 한 명 한 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 활용법과 공과금 자동 이체, 자동화기기 사용법을 설명한 것이다. 

그가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은행의 사회적 역할이다. 임 지점장은 "은행은 때로는 쉼터, 때로는 어르신 사랑방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연말에는 방문객이 가져가실 수 있도록 달력을 1000개 이상 준비하고, 지점에 기념할 만한 일이 있을 때는 사비로 떡과 음료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층 방문객들의 경우 친근하게 대해 드리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하신다"며 "직접 설명해 드리면서 공감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해를 위해 비유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며 "디지털 사용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께 '예전엔 밥을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면 '아궁이에 불을 땠다'고 대답하신다. 그러면 '지금은 밥솥으로 하지 않느냐. 은행 업무도 똑같다' 라고 해서 이해시킨다"고 말했다.

임 지점장의 목표 중 하나는 더 많은 금융취약계층이 디지털로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 본점의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도 신청한 상태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로 IBK이동점포가 방문해 금융경제교육과 서비스 체험을 제공하는 행사다. 시니어 고객의 경우 모바일 앱 체험, 금융사기예방 교육, 바이오 ATM 이용방법 등을 안내한다.

지점 성장은 소통 강화부터…토지보상금 100억원 유치

임 지점장은 "금융취약계층 배려 이외에도 지점 자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지난 6월에는 지역 재개발 정비사업 토지보상금 100억원을 유치하고 개인자산관리 목표달성률 175.8%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조합위원회를 방문해 재개발 사업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토지보상 제안서를 꼼꼼히 준비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이 과정에서 자산관리전략부와 한남WM센터의 협조를 받아 전문적인 세무상담과 예금 관련 설명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설명회 당일에는 기업은행 세무사가 절세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조합원과 개별상담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앞으로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연계해 우량담보여신을 더욱 확대하고 찾아가는 영업을 통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임 지점장은 "지점장이라고 사무실에만 앉아있으면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최대한 바깥에서 거래처 영업, 대내외 소통 등 많은 일을 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무형 지점장'답게 소통도 단순하다. 임 지점장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회의는 짧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소집 없는 소통식 회의문화도 확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떵찬 2023-05-04 14:31:35
눈에 욕심이 가득해 보인다.

박창권 2022-09-05 21:36:07
ㅎㅎㅎ 잘 하는데, 멋쟁이는 자기일에 최선을 다해서 일 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