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조선 고종임금이 대한제국을 선포한지 120주년이다. 황제국의 음식문화는 왕국이었을 때와 달라져야 한다. 특히 외국 공사들을 초대해 연회를 열 때에는 황제의 의전담당들은 특히 서양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종 황제는 대한제국을 열고 외국 공사들에게 어떤 음식을 제공했을까.
문화재청은 이 대답을 찾기 위해 11일 서울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신세계조선호텔, 배화여자대학교,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음식문화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호텔 조리팀 주방장들이 양식 분야 경험과 연구 결과를 살려 당시 음식을 재현했다. 배화여대는 음식문화 재현의 자문을 맡았다.
이번 행사에 선보인 음식은 정통 프랑스식의 12가지 코스다. 요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① 크넬 콩소메(완자를 넣은 맑은 스프)
② 구운 생선과 버섯요리
③ 꿩 가슴살 포도 요리
④ 푸아그라 파테(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든 파이 껍질에 고기, 생선, 채소 등을 갈아 만든 소를 채운 후 오븐에 구운 프랑스 요리)
⑤ 안심 송로버섯구이
⑥ 아스파라거스와 홀란데이즈 소스
⑦ 양고기 스테이크
⑧ 스트링 빈스 볶음
⑨ 샐러드
⑩ 파인애플 아이스크림과 치즈
⑪ 후식과 커피
⑫ 식후 술
고종황제는 대한제국 선포후, 제국의 국가전례서로 『대한예전』(大韓禮典)과 외교 의례 지침서로 『예식장정』(禮式章程)을 각각 만들어 근대 전환기 서양문화를 수용한 근대식 외국공사 접견 의례와 근대식 연회제도 등을 정리했다. 특히 대한예전은 제국 창건과 동시에 과거의 예제를 고쳐 독립 제국에 맞도록 제정·시행하기 위해 만든 예전이다.
이번 재현 행사에서는 1905~1906년 황실 연회를 주관한 엠마 크뢰벨(Emma Kroebel)이 『내가 어떻게 조선의 궁정에 들어가게 되었는가』(Wie ich an den koreanischen kaiserhof kam)라는 저서를 남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 책에서 정리한 연회 메뉴의 기록을 바탕으로 체험 기록, 연구 자료, 프랑스 연회 사진과 요리책 등을 종합해 당시 세계음식문화의 주류였던 프랑스식 정찬 차림의 연회 음식문화를 확인했다. 음식 재현과 함께 상차림‧식기‧식사 방식 등도 재현했다.
당시 연회에 참석했던 외국인은 “최고의 유럽식 음식을 경험해 보았다”라는 체험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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