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여당 원내사령탑에서 결국 중도하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역설하며 사실상 '불신임' 의사를 밝힌 지 13일 만이다.

이로써 유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으로 비화했던 새누리당의 내홍은 일단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후임 원내대표 선출, 20대 총선 공천 문제 등 여당 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음은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날부터 유 원내대표의 사퇴 발표까지의 일지.

▲6.25 =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자기 정치', '배신의 정치 심판론'을 언급하며 국정 비협조를 정면 비판.

새누리당은 오후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재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짓는 한편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 일축하며 사실상 '재신임' 결정.

▲6.26 = 유 원내대표는 오전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국정을 뒷받침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 청와대는 이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대통령 인식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반응. 청와대 정무·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정현 의원, 현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은 계속해서 유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 서청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정갑윤 김태환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7인 긴급 회동해 대책 숙의.

▲6.29 = 경기도 평택시에서 오전 열린 메르스·제2연평해전 관련 현장 대책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 사퇴를 공개 촉구. 오후 3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최고위원회의 소집. 일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했으나 유 원내대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한 채 결론은 내지 못하고 종료.

▲7.1 = 당초 유 원내대표가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던 추가경정예산 관련 당정협의를 원유철 정책위 의장이 주재. 2일 개최 예정이던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연기돼 야당 반발. 친박 의원들은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지는 6일 국회 본회의를 유 원내대표의 '사퇴 데드라인'으로 선언.

▲7.2 = 유 원내대표 사퇴 논란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파행. 김태호 최고위원이 계속해서 공개 발언을 통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자 김무성 대표는 '회의 중단'을 선언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감.

▲7.3 = 유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개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참석.

▲7.6 =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위해 국회 본회의 개최. 여당의 표결 불참으로 국회법 개정안은 사실상 자동 폐기. 김무성 대표, 기자회견 통해 국회법 개정안 사실상 폐기에 사과 입장 표명.

▲7.7 = 오전 10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 논의를 위한 새누리당 긴급최고위원회, 8일 의원총회 열기로 결정. 유 원내대표 "의총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수용. '유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총'으로 이름 변경.

▲7.8 = 오전 9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 개최. 결의안은 채택하지 않고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 김무성 대표가 직접 유 원내대표에게 의총 결과 전달. 유 원내대표는 오후 1시쯤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 공식 발표.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