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수소를 보는 '뉴효성' 조현준과 '뉴한화' 김동관의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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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수소를 보는 '뉴효성' 조현준과 '뉴한화' 김동관의 다른 시선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9.0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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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수소 패러다임 전환 이끌겠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수소 승계 핵심 사업으로 활용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효성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3세 경영 시대를 연 효성그룹과 한화그룹은 나란히 수소경제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수소경제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온도 차이는 분명하다. '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시장 선점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며 '뉴효성'의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반면 '뉴한화'를 꿈꾸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동시에 경영 승계의 중요한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울산에서 열린 수소사업 비전 선포식 및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조현준 회장 "수소 경제 확장에 디딤돌 되겠다"

조 회장은 액화수소 생산부터 충전사업까지 진두지휘하며 경쟁 업체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효성은 내년 5월 액화 수소 생산공장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울산에 건설 중인 액화수소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1만3000톤(승용차 10만대) 규모다. 최근 액화수소사업회사를 설립한 GS캍텍스, 현대중공업그룹 등 경쟁 업체보다 빠르다. 동시에 2025년부터 수소 생산을 계획하는 주요 그룹의 청사진보다 한 발 앞선 행보다. 효성이 당장 내년부터 수소 생산에 돌입하는 반면 SK는 오는 2025년부터 연간 28만톤 규모로, 포스코는 오는 2050년까지 70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효성은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를 효성중공업이 만든 수소충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는 700바(bar) 규모로 내년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전국 30여 곳에 문을 연다. 효성은 수소충전기, 수소가스 냉각시스템, 수소가스 압축 패키지도 국산화했다.

이 밖에도 효성은 올해 초 전남도 등과 협력해 향후 1조원을 투자해 해상풍력 발전과 수전해를 통한 '그린 액화수소' 생산 계획을 밝혔다. 효성은 수소연료탱크 소재로 쓰는 탄소섬유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접 생산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수소비즈니스 비전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연 3만9000톤으로 확대 ▲2025년까지 블루·그린수소 추출 기술 개발 및 설비 국산화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 10%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을 골자로 한다. 

조 회장은 "수소에너지는 인류 미래를 바꿀 에너지 혁명의 근간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수소에너지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동관 부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너 3세 개인회사로 간 한화파워시스템 의미

한화그룹은 지난달 지주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임팩트 등 3개 계열사의 사업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눈길을 끈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00% 자회사였던 한화파워시스템이 한화임팩트 산하로 이동한 점이다. 한화임팩트의 대주주는 한화에너지(보유지분 52.07%)와 한화솔루션(47.93%)이다. 이 중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또 다른 한화임팩트의 지배주주인 한화솔루션 역시 김 부회장이 직접 경영하는 회사다. 

한화파워시스템이 한화에너지·임팩트 자회사로 이동한 건 한화그룹의 수소혼소 사업을 이끌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소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같이 연소해 발전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을 하지 않으며 수소 100% 발전으로 가기 전 단계로 평가 받는다. 수소혼소 발전은 기존 노후 가스터빈을 일부 개조해 친환경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특히 기존 설치된 송전망 등 전력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한화파워시스템은 산업용 공기·압축기·저장 탱크 등에 기술적 강점을 보유한 회사다. 수소혼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한화파워시스템의 기술을 활용해 향후 수소의 저장운송 부문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제공=한화파워시스템

한화파워시스템을 비롯해 수소사업은 향후 한화그룹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한화에너지 및 그 자회사를 육성해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파워시스템이 그룹 차원의 지원과 자금 투자 등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2의 한화임팩트'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 등 상장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돌연 상장을 철회하고 기업가치를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이후 사명을 종전 한화종합화학에서 한화임팩트로 변경하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이 수소혼소 사업에 있어 시장의 주도적 사업자로 성장한다면 한화임팩트의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한다. 이는 김 부회장 등 오너 3세의 자금 조달 기회가 확대된다는 이야기와 궤를 같이 한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의 수소 사업에서 한화임팩트가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상장시 가치가 좌우될 수 있다"며 "한화임팩트 가치를 높이려면 수소 사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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