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1998년 이후 24년만에 140엔 돌파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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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1998년 이후 24년만에 140엔 돌파 배경은"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2.09.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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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환율은 연초 이후 25엔이나 올랐다. 환율이 140엔이라는 또 다른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심리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을 보인다. 1998년 8월 당시에는 달러-엔 환율이 147엔을 넘겼다. 사진=로이터/연합
달러-엔 환율은 연초 이후 25엔이나 올랐다. 환율이 140엔이라는 또 다른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심리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을 보인다. 1998년 8월 당시에는 달러-엔 환율이 147엔을 넘겼다. 사진=로이터/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0엔까지 오르면서 엔화 가치가 지난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가면서 엔화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은 연초 이후 25엔이나 올랐다. 환율이 140엔이라는 또 다른 저항선을 돌파하면서 투자심리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을 보인다. 1998년 8월 당시에는 달러-엔 환율이 147엔을 넘겼다.

뉴욕시장에서 1일(미국시간)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나오면서다. 

공급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8로 전달과 동일했지만 월가의 예상치 51.8을 웃돌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속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 역시 3주 연속 감소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2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9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월가 예상치 24만5000명보다 적은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3.5bp 오른 3.267%까지 급등했다.

뉴욕 거래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전장대비 0.91% 상승한 140.235엔까지 상승했다. 주요 바스켓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한때 1.24% 오른 109.991까지 올랐다. 이는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엔화 가치가 급락했지만 도쿄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BOJ가 적어도 구로다 하루히코 (黑田東彦)현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까지는 현재의 완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자회견에서 구로다 총재는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 하락을 막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금리 조정을 통해서만 엔화 약세를 막기를 원한다면 엄청난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며 이는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잭슨홀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서는 한동안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견조해 보이며 연준이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공격적인 긴축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최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측치를 1.57%에서 2.59%로 크게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GDP를 나타내는 것을 피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며 이는 미국이 침체에 빠졌다는 논의도 완전히 종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화가 글로벌 경기 약화에 따른 안전피난처 투자 속에 신고점을 찍은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모야는 지적했다.

그는 "킹달러가 낮잠에서 깨어났으며 이는 유럽 통화에 더 많은 고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엔화 약세가 한때는 일본 제조업체에 순풍으로 환영받았지만 세월이 변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제조업 대부분이 낮은 노동비용의 혜택을 보고 엔화 강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과 가까운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바바 나오히코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 대규모 자본 지출이 필요하지 않은 지식기반 사업을 남겨뒀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대규모 수출이나 자본지출로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BNP파리바 저팬의 고노 류타로는 일본 기업들은 이제 "세계적으로 다양한 생산 기지를 갖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긴다"고 말했다.

엔화 매도세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가팔라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미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더 공격적인 대응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BOJ는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일본 가계와 기업이 압박을 받는 것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또한 에너지와 다른 자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무역적자도 늘어나면서 엔화 하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본 내 여행은 그러나 코로나19 관련 제한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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