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24년만의 적자'에 가격 인상…삼양·오뚜기 라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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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24년만의 적자'에 가격 인상…삼양·오뚜기 라면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2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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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9월 15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 인상
팜유·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급증…라면업계 인상 이어질까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농심이 라면과 주요 스낵 제품의 출고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추석을 넘긴 9월 15일부터 라면의 출고가격은 평균 11.3%, 스낵의 출고가격은 5.7%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8월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6.8%, 지난 3월 스낵 가격을 평균 6% 인상한 바 있다.

농심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가 부담의 심화를 꼽았다. 지난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커졌으며,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농심은 해외법인을 제외한 2분기 국내 실적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별도기준 영업적자는 30억원으로 농심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75.4%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1조 4925억원,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6.4%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으며,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라면 시장 경쟁업체인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가격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업체 역시 밀가루, 팜유 등의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농심이 한차례 가격을 인상한 지난해 8월 오뚜기도 주력 상품인 진라면의 가격을 12.6% 인상하는 등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농심, 오뚜기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삼양식품도 지난해 9월 제품 13종 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업계는 당시 줄이은 가격 인상처럼 이번에도 농심의 인상을 신호탄으로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라면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으로 가격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인상에 대해 논의한 바는 없다"며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 관계자 역시 "가격인상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농심과 달리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수출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오뚜기의 상반기 매출은 1조 531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067억원으로 23.5% 증가했다. 상반기 면 제품류의 매출은 약 39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5%를 차지한다. 라면의 매출 비중이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농심의 라면류 매출 비중은 78.9%에 달한다. 이중 90% 이상이 내수 시장에서 발생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 간편식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매출증가 대비 판관비 비중이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설비 자동화, 원료 및 포장재 등의 원가 절감, 유틸리티 비용 절감 등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 상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 상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의 경우 면스낵 사업 비중이 약 98%에 달하지만 내수시장 의존도를 낮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은 4575억원,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9.1%, 81.1% 증가했다. 수출국과 불닭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해외사업 비중을 키운 점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삼양식품의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상반기 수출액은 316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10% 커진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은 상품 포트폴리오가 라면에 치우쳐있고 내수 의존도가 큰 반면 경쟁사 제품보다 주요 라면 제품의 판매단가가 낮아 원가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따라서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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