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해외출장 이재용 부회장, 이번 추석에도 美 출장?
상태바
명절마다 해외출장 이재용 부회장, 이번 추석에도 美 출장?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8.23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부회장, 복권 후 현장 경영 확대
재판 일정 없는 추석 연휴 미국行 가능성↑
대형 인수합병 등 가시적 결정 임박 관측도
2030세계박람회 유치 위한 역활론 대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경기 기흥캠퍼스를 찾아 임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R&D단지 착공식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광복절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연구개발(R&D) 착공식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재계 안팎에선 5년간 취업제한 족쇄가 풀린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비롯해 굵직한 인수합병(M&A) 등 광폭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 추석은 미국행?

2001년 경영에 참여한 이후 이 부회장은 명절 때면 해외 현장을 둘러봤다. 2019년 추석 연휴 때는 사우디아라비의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찾았고, 2020년에는 추석연휴가 끝난 후 네덜란드로 날아가 극자외선 노광장비업체 ASML에서 공급 계약을 협의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있는 스위스 로잔을 들리기도 했다. 이 보다 앞서 같은 해 설 연휴에는 브라질 법인에서 가전과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다만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당시 가석방 신분이라는 제약과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 국내에 머물며 사업구상에 몰두했다. 

올해 추석연휴에는 미국행이 유력해 보인다. 시기는 9월 둘째 주(5~9일)로 예상된다. 복권 후에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부정회계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부당합병 혐의 등으로 매주 1회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기간 재판 일정이 없어 이 시기를 활용해 해외 출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여기에 더해 미국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되면서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의 세제 혜택 등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방미 가능성을 높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라며 직원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미국 테일러시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건설 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대형 인수합병 임박?

이 부회장은 복권 직후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조만간 대형 인수합병을 통한 가시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탄은 충분하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복권한 만큼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대규모 인수합병에 총수의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대규모 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은 지난 5월31일 대형 인수합병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앞서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전사업 부문의 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다면 비메모리 분야가 유력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에 133조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1등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는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나 네덜란드 NXP반도체, 영국 ARM 등이다. 인피니언과 NXP는 자동차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과 전력 반도체(PMIC),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든다. 다만 심화하는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이해관계에 있는 나라에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중동행?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중동 등 외교전이 쉽지 않은 지역으로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앞서 고(故)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힘쓴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국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 부회장은 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정현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사업지원 TF를 구축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가 모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그룹별 담당 국가가 지정됐으며 기업 내 전담조직도 꾸려진 상태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은 내년 말(11월 또는 12월 예정)로 예정돼 있으며 이 부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민관 유치 활동에 도움을 주거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비교할 수 있는 메머드급 행사"라며 "이 부회장 같은 글로벌급 인사가 유치 활동을 펼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