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도 노리는 '중고 시장'…판 커지고 명품 거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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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도 노리는 '중고 시장'…판 커지고 명품 거래도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22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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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리셀 시장에 신세계·롯데도 참전
신세계, MZ세대多·명품 강점 둔 '번개장터'와 협업
롯데-중고나라, 시너지 창출 방안 고안中
SSG닷컴 번개장터 입점 이미지. 사진제공=SSG닷컴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리셀(재판매) 및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며 신세계·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번개장터·중고나라 등 '1세대'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희소성이 높은 미개봉·미사용 상품을 더 비싼 가격에 되파는 리셀을 비롯한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일이 보편화되며 중고물품 소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중고 거래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늘면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시장 규모는 2008년 약 4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5배가량 커졌다.  

SSG닷컴, 번개장터와 '중고 명품' 판매 본격화

22일 신세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오는 29일부터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콘셉트 스토어 ‘BGZT Collection(브그즈트 컬렉션)’의 리셀 및 중고 명품을 입점시켜 판매한다.

SSG닷컴의 설명에 따르면 BGZT Collection은 2억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5000만원대의 에르메스 버킨백 등 하이엔드 브랜드 상품을 위주로 선보인다. 미개봉, 미사용 리셀 상품과 중고 명품을 포함해 200여종을 만나볼 수 있다.

이후 상시 기획전을 통해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에르메스, 고야드, 롤렉스 등 브랜드의 한정판 아이템을 계속해서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상품 정품 인증은 ‘BGZT Collection’에서 담당한다. ‘BGZT Collection’ 소속 명품 감정사가 인증한 정품만을 판매하며 정품 보증서도 함께 제공한다. 가품 발생 시에는 구매 금액의 300%를 보상한다.

구효정 SSG닷컴 명품잡화MD팀 팀장은 “명품 이커머스 시장 뿐 아니라 명품 리셀 시장이 함께 확대되는 것에 착안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보증하는 하이엔드 명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트렌드에 발맞춰 명품 브랜드 및 상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독보적인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는 그룹의 벤처 캐피탈사(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1월 번개장터가 8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신한금융그룹, 프랙시스캐피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은 후속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론칭된 번개장터는 2019년 거래액 1조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0년 1조 3000억원, 2021년 1조 7000억원을 돌파하며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중고거래가 활성화 된 명품, 스니커즈, 골프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의 경쟁사 대비 거래 단가도 크다. 또 스니커즈와 명품을 테마로 한 브그즈트랩 등의 오프라인 매장도 속속 오픈해왔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 관계자는 번개장터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고객 중 MZ세대의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고 취향에 기반한 중고 상품 거래, 빠르고 안전한 결제 및 배송 등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한 번개장터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개장터와의 협업 외에도 SSG닷컴은 리셀 명품 및 중고 명품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명품 전문관 ‘SSG LUXURY’를 오픈하며 대표 중고명품 파트너사 상품을 한 데 모은 ‘중고 명품’ 코너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SSG닷컴의 중고 명품 매출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1일부터는 명품 사후관리 수선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 신뢰도 확보에 나섰다. 명품 수선 전문 플랫폼인 ‘패피스’와 협업해 비대면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체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SSG닷컴은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 특수물류 전문업체와 제휴를 통한 ‘프리미엄 배송’, 중고거래 플랫폼과 연계한 ‘리셀 및 중고 명품’, 명품 수선 전문 플랫폼과 협업한 ‘사후관리 수선’ 등 명품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해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회원수 1위' 중고나라와 손잡은 롯데

사진=중고나라 SNS

롯데쇼핑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3월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재무적투자자(FI)로 3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중고나라의 회원수는 약 2500만명으로 전국민의 절반 수준이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층을 확보해온 만큼 경쟁사 대비 회원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중고나라의 경우 플랫폼이 네이버 카페와 앱으로 나눠져 있다. 현재 네이버 카페의 회원수는 약 1900만명에 이른다. 자체 결제 시스템인 중고나라페이 등으로 수수료 수익을 내고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카페 회원을 앱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중고나라와 롯데그룹의 벤처캐피털 롯데벤처스는 함께 자전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라이트 브라더스'에 대한 60억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앞선 1월에는 유·아동복 의류를 직접 수거하고 재판매하는 업체 '코너마켓'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3월 롯데 계열사 세븐일레븐은 중고나라와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약 1만1000여개 점포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비대면으로 상품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추진한다. 세븐일레븐의 유통기한 임박상품 판매도 진행한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지난해 중고나라에 투자한 이후 모색해온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거래의 불편함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 각광받는 추세"라며 "유통 대기업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신뢰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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