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관광 수익높은 베트남, 외국인 거주 비자 정책은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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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관광 수익높은 베트남, 외국인 거주 비자 정책은 '오락가락'
  •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 승인 2022.08.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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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법원, 불법체류자에게 집빌려준 임대인 징역형 선고
외국인 거주 비자 발급 기준 모호
거주증 발급시 뒷돈 요구 사례도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 중부 다낭시 인민법원은 이달 초 외국인을 베트남에 불법적으로 체류하도록 협조한 협의로 D씨(41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최근 베트남 언론 PLO뉴스에 따르면 다낭시 인민법원은 베트남인 D씨가 한국인 우모씨(52세)에게 유효한 여권이나 비자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아파트를 임대해 “베트남 불법 체류 중개”혐의를 받았다고 판결했다. 

한편 한국인 우모씨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다낭으로 입국해 지난 2019년 9월 15일까지 체류할 수 있었으며, 비자 면제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베트남에 불법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집주인들은 우씨가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숙소 임대를 거부했지만, D씨는 2020년 3월에, 3개월간 숙소 임대에 동의해줬고, 외국인에게 임대했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임대료 수입을 올려 법원은 이를 불법 수익으로 판결했다.

지난 달 미국잡지 트레블+레저(Travel+Leisure)지는 베트남을 저렴한 생활비와 다양한 여행 경험 덕분에 은퇴 후 가장 가고 싶은 8대 국가 중 하나로 선정했다. 

베트남이 노년에 살기 괜찮은 국가로 알려지기 시작 하면서, 베트남에서 장기 거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은퇴 후 생활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구체적인 비자정책은 없다.

특히 직업이 없는 외국인 퇴직자의 경우 관광비자만 신청 할 수 있다. 당연히 한국인을 비롯하여 외국인을 위한 영주권 제도가 없어, 오직 일정기간의 비자를 통한 체류만을 허락하고 있다. 

비자 민원인들로 북적이는 이민국. 사진=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비자 민원인들로 북적이는 이민국. 사진=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독일의 페터 짐머만(Peter Zimmermann)씨는 아내와 함께 2013년부터 매년 겨울 5~6개월동안 베트남에 오고 있으며, 항상 낫 트랑(Nha Trang·베트남어 냐짱)해변 마을에 집이나 아파트를 빌렸다. 

“베트남은 지역 주민들이 개방적이고 매우 친절하기 때문에 은퇴자로서 살기에 정말 좋다. 좋은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카페, 아파트가 있다. 멋진 해변과 많은 문화와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이 팬데믹 이전의 비자 정책을 재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비자 정책은 베트남에 정착하려는 퇴직 후 연금 수급자들에게 여전히 주요 장벽으로 남아 있다. 

베트남은 15~30일 체류에 대해 비자 면제를 부여하는 것과 별개로, 기존에 발급했던 3개월 복수 입국 비자 대신 1개월 단수 전자 비자( e VISA)만 발급한다. 

짐머만 씨는 “우리 같은 연금 수급자들이 30일 마다 출국했다가 새 전자비자로 돌아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태국처럼 연장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3개월 비자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스 짐머만 씨와 그의 아내가 2018년 냐짱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사진=인사이드비나지 캡처
한스 짐머만씨(오른쪽 세번째)와 그의 아내가 2018년 냐짱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사진=인사이드비나지 캡처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취업 등으로 인하여 신규비자를 득하기 위한 절차를 대행업체를 통하여 진행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완화된 이후, 베트남 정부는 기존 대행업자를 통하여 진행됐던 비자 허가 절차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비자 취득 당사자 개인이 직접 이민국을 방문해 진행해야 한다고 발표 했다.

표면적으로, 그간 대행업자와 이민국 담당자 간에 당연시 됐던 뒷 돈 등의 비리를 없애겠다는 조치다. 더불어 비자기간을 넘어서 불법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적발하여 반드시 벌금을 받고, 출국 시키겠다고 하면서, 대대적인 적발 활동을 하고 있다.  

베트남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선 우선 노동허가증을 취득해야 하고, 취득한 노동허가증을 바탕으로 2년의 거주증을 받아야만 2년간 체류할 수 있다.

베트남의 비자 정책.
베트남의 비자 정책. 표=강태윤 통신원

무슨 이유인지 노동허가증 발급도 팬데믹 이전보다 2~3배 이상 시간이 소요되고 있으며, 거주증 발급을 위해 직접 이민국을 방문, 진행하려다 보니, 이민국 공무원과의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기존 대행업체가 일괄적으로 진행하던 것보다 말할 수 없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베트남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라면 거주증 갱신을 위한 과정에서, 이민국 공무원들의 고압적인 태도로 인해 불쾌했던 경험이 있으며, 더불어 최종적으로는 이러 저러한 이유를 제시하면서 뒷돈을 요구받기도 한다. 

외국인의 투자 및 소비가 국가 경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과, 외국인이 자국땅에서 소비하는 낙수효과를 감안한다면, 외국인들이 자국 땅에서 긍정적인 목적으로 거주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원활하게 지원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외국인들의 바람과 베트남 정부의 이민정책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남아있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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