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취약차주인 청년·서민 대상 금리인하·수신상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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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취약차주인 청년·서민 대상 금리인하·수신상품 확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2.08.1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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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3년간 23조원 규모로 금융 취약계층 대상 사업 추진
하나은행, 은행권 단독 '청년내일저축계좌' 10월 출시
다중채무자 증가 추세…청년층 다중채무액 158조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정부가 다음달부터 금융 취약층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금융지원책을 실행하는 가운데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청년과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 

은행들의 이러한 조치는 다중채무자가 증가하고 20·30대의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시장에서는 9월 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까지 종료되면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대 금융그룹, 금융 취약계층 대상 사업 추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년간 23조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 

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위해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저신용 성실상환자 대상 대출원금 감면' 제도를 비롯해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를 우대하고 수수료를 면제한다. 

청년·소상공인 자금 지원 부문은 17조2000억원 규모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대출 상품 공급과 청년 사업가 재기 프로그램, 소상공인 안정 자금 공급 사업 등을 추진한다. 서민금융 확대 부문에서는 새희망홀씨대출, 햇살론 등의 상품을 3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지난달 창립 40주년을 맞아 청년 대상 금융사업인 '신한 청년 포텐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주거·생활 안정, 자산증대, 일자리 확대, 복지증진 등 4대 핵심영역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4조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생애 첫 주택 구입 청년층에 1년간 대출이자 0.3%포인트를 내주는 방안을 이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연 7% 금리를 초과하는 신용대출 차주를 대상으로 1년 간 최대 1.5%포인트 금리인하를 시행하는 등 서민층에 대한 우대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서민금융 대출 금리 인하,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택 관련 대출 우대금리 적용,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대한 보증료 납입 등 서민·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한시적 금리인하 조치를 별도 안내 전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주담대 혼합금리형 신규 차주에게는 우대금리 연 0.2%포인트를 일괄 적용 중이다.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서민 금융지원 대출 상품 신규 금리도 연 1%포인트 인하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와 서민금융지원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넘는 금리 차주에 대해서는 최대 1%포인트까지 이자를 감면한다. 

청년층 대상 고금리 수신상품 공급 이어져

은행권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예·적금을 공급하는 추세다. 

NH농협은행은 다음달부터 청년층 차주의 일시상환 신용대출을 최장 10년 만기 할부상환으로 전환하고, 성실 상환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청년 특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시행한다. 오는 26일부터는 청년 전월세 대출에 우대금리도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취약계층 청년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를 은행권 단독 출시했다. 상품 가입 개시일은 오는 10월 4일이며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5일까지였던 신청기간에는 약 15만4000명이 몰렸다.

신한은행은 내년 1분기 중장기 금리우대 적금인 '신한 헤이영 청년 목돈마련 저축'도 출시한다. 총 2조원 한도로 가입기간은 3년, 월 납입한도 30만원에 일반 적금보다 금리를 1%포인트 더 준다. 지원 대상인 청년층은 약 18만명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다중채무자 445만명…청년층 다중채무액 158조원

은행권이 이러한 조치를 내세우는 것은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다중채무자와 청년층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달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에 대비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경우 올해 1분기 말 전체 대출자의 22.4%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 전체 차주인 1989만4000명에 22.4%를 적용하면 전체 다중채무자는 445만6000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중채무자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40대 32.6% ▲50대 28.0% ▲30대 이하 26.8% ▲60대 이상 12.6%로 집계됐다. 40대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떨어졌지만 30대 이하와 50대는 각각 0.6%포인트,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국내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채무 부담이 큰 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30세 이하 청년층의 다중채무액은 158조1000억원으로, 2017년 말과 비교해 32.9%(39조2000억원) 급증했다. 

청년층 다중채무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40~50대 중년층(16.2%)과 60대 이상 노년층(32.8%)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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