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운이 좋은 정부다. 2년째 내리막을 걷던 수출이 되살아나 과거의 활력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잠정집계한 지난 9월 수출이 551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35%나 늘어났다. 이는 1956년 수출 통계를 작성한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61년만에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반가운 사실은 2014년 10월의 종전 최고치 516억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침체와 부진을 씻고 우리 수출이 완연하게 날개짓을 하게 된 것이다.
전년비 수출증가율 35%는 기저 효과로 볼수 있다.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상승세로 반전한 것은 11개월째이므로, 그 전의 하락폭을 만회한 것으로 볼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증가율은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9월 수입 잠정치는 413억8.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9월 무역수지 137억5,000만 달러로 6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대부분 품목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철강이 효자노릇을 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의 17.6%를 차지했고, 반도체를 빼면 9월 수출 증가율은 35%에서 29.3%으로 낮아진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96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비 70%, 철강은 46억7,000만 달러로 107.2% 증가했다.
반도체 세부 품목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0억1,000만 달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5억4,000만 달러, 멀티칩패키지(MCP) 24억8,000만 달러 등 고부가가치 품목들도 모두 최대 기록을 세웠다.
석유제품도 49.5%, 석유화학도 41.5%의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과 미국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미국 내 생산 차질로 수출단가와 생산물량이 늘었다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도 전년도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와 10월 연휴 및 파업 재개 등을 고려한 조기 통관으로 57.6% 증가했다.
선박 수출 역시 고부가 선박인 드릴십과 LNG선을 포함한 총 21척의 통관이 몰리며 38.7% 늘었다. 8월 '수출 감소'에서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선통신기기, 가전, 자동차부품 등 3개 품목은 해외생산 확대와 판매 부진, 가격경쟁에 따른 단가하락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드 보복이 대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쳤는지 하는 대목이다. 9월 대중국 수출은 135억1,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4% 늘며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영향은 있겠지만, 한중 무역에서 사드 분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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