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국면이라는 착시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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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국면이라는 착시현상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10.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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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미 국무, 북한에 대화 제의…얻어낼 것은 없을 듯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이 30일 베이징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정부와 직접 대화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미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간에 접촉이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 렉스 틸러슨 장관 /미 국무부 홈페이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대화를 하고 싶은가'라고 (북한에) 묻는다. 북한과 2개 또는 3개의 대화 라인을 가지고 있다. 블랙아웃 같은 암담한 상황은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과 대화한다."고 말햇다.

틸러슨은 북한과 접촉에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이라며 "우리는 자체채널들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미북 간 직접 접촉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나온직후 해더 노어트(Heather Nauert) 국무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미국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지 않고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도 않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동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자들은 비핵화 대화에 관심이 있다거나 준비가 돼 있다는 어떠한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황으로 보면 미국이 막후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화하자고 타진을 했지만, 북한이 거절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 자체가 불투명하다. 김정은 정권은 핵 보유를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핵 포기는 있을수 없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왔다.

대화를 하려면 미국이 먼저 작은 것 하나를 양보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이끌기 위해 양보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 행정부 안팎의 사람들으 견해를 인용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내년 봄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하며 대규모 군사적 시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안할 것으로 진단했다. 북한도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 일단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북-미 대화 국면이 조성되더라도 이란 핵협상과도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은 핵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핵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에 협상을 진행해 타결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북한은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핵포기를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란과의 협상과는 다른 차원의 협상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시기에는 도발을 줄이지만, 김정은이 핵 능력을 체제보장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엄청난 투자를 했기 때문에 협상이 성공할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1차 핵 위기 이후 1994년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에 숱한 공식-비공식 접촉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로 귀결되었다.

북-미 대화에 대해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지지를 얻어내기도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베는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르면서 북한과의 비타협 대결구도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는 미국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마이클 모럴(Michael J. Morell) 전 CIA 부국장은 “워싱턴은 북한 비핵화라는 희망 없는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 다만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항구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틸러슨의 대화 제의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대화의 장에 나오더라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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