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 5980원"…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에 프랜차이즈는 가시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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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리 5980원"…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에 프랜차이즈는 가시방석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2.08.18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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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저가 치킨' 가격 경쟁 치열
구매력·유통단계 축소로 저렴한 공급 가능
"마트는 싸게 파는데"…치킨 프랜차이즈 불똥
이마트 후라이드 치킨. 사진제공=이마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불러일으킨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마리 가격이 1만원대 아래인 저렴한 치킨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할인 행사까지 개최하며 '초저가 치킨'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이마트는 오는 24일까지 '(9호)후라이드 치킨'을 한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마트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7월 출시된 '5분 치킨'과 같은 크기의 생닭을 원료로 사용했으며, 유사한 방법으로 조리됐다. 5분 치킨에 비해 가격은 4000원 저렴해졌다.

점포마다 하루 50~100마리의 후라이드 치킨을 판매하며 시간을 지정해 2~3차례 나누어 판매한다. 1인당 1마리씩만 구매할 수 있다. 일주일 간의 특가 치킨 행사를 위해 이마트는 6만마리 분량을 준비했다. 기존 5분 치킨의 한 달치 판매 물량보다 1만 마리 많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되는 시점에 치킨 행사를 진행해 고객들의 호응이 컸다”며 “방학과 휴가철이 끝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치킨 특가 판매를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운 혜택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치킨 특가 판매 첫날인 18일, 서울의 한 이마트 점포 내에는 5980원 치킨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이어졌다. 지정 판매 시간 30분 전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줄을 선 인원 수를 세본 뒤 포기하고 돌아서는 소비자도 많았다.

치킨을 구매하지 못한 한 소비자는 "요새 마트 치킨이 싸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가격표를 보니 정말로 저렴해서 깜짝 놀랐다"며 "오늘은 판매 시간을 뒤늦게 알아서 사지 못했지만 행사 기간 중에 꼭 한번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 경쟁은 지난 6월 30일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을 출시하면서 촉발됐다. 고물가 속 한마리에 6990원이라는 저렴한 치킨 가격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린 것.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일주일간 홈플러스 온라인 '치킨' 키워드 검색량은 전월 동기 대비 1036% 증가했다. 출시일부터 지난 10일까지의 판매량은 32만 마리를 넘겼다. 지난 15일에는 말복을 기념해 5000마리 한정의 당당치킨을 5990원에 할인 판매했다.

롯데마트도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한통치킨)'으로 치킨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해당 상품을 행사 카드로 결제할 시 기존 1만 5800원에서 8800원으로 44%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통치킨은 한 통에 9~11호 닭 1.5마리 정도가 들어간다. 행사 기간 동안 치킨 한 마리를 약 5870원에 판매한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주일의 행사 기간 동안 약 4만 통의 치킨이 판매됐다"며 "18일부터는 행사가 끝나 정상가(1만 58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추가 행사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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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이마트. 소비자들이 후라이드 치킨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솔아 기자

대형마트 업계는 원재료 대량구매와 유통 단계의 축소를 통해 '초저가 치킨' 판매가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구매력을 기반으로 한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은 이미 2010년에 출시된 바 있다. 당시 롯데마트가 한 마리에 5000원인 '통큰 치킨'을 선보였으나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판매를 중지했다.

그러나 최근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과 배달앱의 배달비 인상으로 치킨 값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소비자가 늘은 것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3만원 치킨' 발언도 영향을 끼쳤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의 치킨과 대형마트의 치킨을 비교 선상에 두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더 많은 유통 단계를 걸쳐 치킨을 판매하는 만큼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의 수요도 겹치지 않는다"며 "마트에 판매되는 다양한 조리 식품의 경우 대부분 외식업체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가격으로만 비교하거나 경쟁 구도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다만 bhc치킨이 지난 16일 일부 제품의 납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bhc치킨은 닭가슴살이 사용된 제품의 박스당 공급가를 80~100원 올렸다. 닭가슴살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라 공급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bhc관계자는 "원재료의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회사가 방어해왔지만 인상이 기약없이 지속되며 닭가슴살 관련된 순살 종류의 공급가만 100원 정도 올리게 됐다"며 "본사가 부담하는 비중을 높여 가격 방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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