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16 부동산대책 유감...'어떻게'는 없고 '할거다' 만 덩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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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16 부동산대책 유감...'어떻게'는 없고 '할거다' 만 덩그라니
  • 유태영 기자
  • 승인 2022.08.1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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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셈법만 가득' 주택공급대책 비판도
유태영 산업부 기자
유태영 산업부 기자

[오피니언뉴스=유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100일 간 기다린 첫 주택공급대책이 요란한 예고편 보여주기에 그쳤다.

16일 발표된 5년간 270만호 주택공급대책 발표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알맹이는 다 빠진 대책", "100일 동안 준비한 대책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이번에 발표한 대책에서 가장 관심이 쏠렸던 '1기 신도시 특별법'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은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공개하겠다는 말만 남긴채 또다시 미뤄졌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30만여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를 재정비해 10만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공약했고 이에 1기 신도시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일산신도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일산 신도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특별법 제정이 2년 뒤로 미뤄지면서 정치적 표 계산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16일 발표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용역을 주고 맡긴 뒤 2024년에 구체적 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의 어느 시점에 발표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총선이 치뤄지는 해이기 때문에 총선에서 표를 잃지 않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공급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던 실수요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보도자료가 게시된 글에는 본인의 실명을 걸고 이번 대책을 비판하는 댓글이 10여개 넘게 달렸다. 주로 '구체적이지 못한 대책이다', '원론적인 내용만 되풀이한다' 등의 비판댓글이 달려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이도저도 아닌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경우 현재 하향안정화된 집값을 자극할까 우려스럽고,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하자니 집값이 더 떨어질까 고민한 흔적이 여력하다는 평가다.

이번 대책은 2개월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과 대통령 취임 100일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대책이다. 국민들의 주거안정은 약속한 바를 그대로 이행하고 단기, 중기, 장기 공급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앞으로 임기 5년을 예상할 수 있는 첫 주택공급대책이 영화 예고편보다도 못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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